매일성경 큐티의 본문인 민수기 10장 1절부터 10절까지의 말씀은, 시내 광야를 출발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은으로 나팔을 만들라고 명령하시고 그 신호의 의미를 알려 주시는 본문입니다. 본문의 큐티와 새벽설교를 준비하기 위한 주석과 해설을 정리하였습니다.
민수기 10장 1절-10절, 명령과 기억의 나팔
1절, 주석과 해설
1-10절
나팔 신호 규정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지휘, 통솔하는 방법에 대한 여호와의 명령이다. 한편 나팔 소리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위엄과 권위 또는 당신의 명령을 상정했다(출 19:16). 나팔을 통한 통솔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나팔 소리를 듣는 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통치자이심을 인식해야 했으며, 아울러 그 명령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을 결정해야 했다.
2절, 주석과 해설
은 나팔 둘
은(銀)나팔 모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그러나 로마에 있는 디도(Titus)의 개선문(triumphal arch)과 고대 이집트의 기념비 등에 새겨진 형상, 그리고 유대 사가(史家) 요세푸스(Josephus)의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이때의 은 나팔은 희년(禧年) 때 사용된 곡선형의 구부러진 뿔나팔(레 25:9 주석 참조)과는 달리 관은 가늘고 기나 주둥이는 넓은, 곧은 모양의 나팔일 것으로 추정된다(Keil & Delitzsch, Pulpit Commentary). 그리고 이때 제작된 나팔은 단지 ‘두 개’에 불과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대제사장 아론을 제외한 제사장이 두 명(엘르아살, 이다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3:4). 그러나 솔로몬 시대에는 120명의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었다고 전한다(대하 5:12, Matthew Henry’s Commentary).
두들겨 만들어서
여기서 ‘두들겨’(히, 미크솨)란 말은 ‘망치질 하여’라는 뜻으로, 얇은 은판을 망치로 두들겨서 은나팔을 만들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결국 이 나팔은 정교하지 않고 투박한 형태였을 것이다(R. Winterbotham).
그것으로 … 소집하며 … 출발하게
은 나팔의 기능에 대해 언급되었다. 이것은 불기둥, 구름 기둥과 마찬가지로 여호와의 뜻을 백성에게 전달하는 도구이자 하나님의 통치의 한 방편으로서 이스라엘 광야 여정을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 즉 하나님께서 성막 위에 머문 구름을 떠오르게 하심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에게 진행 신호를 보여 주시면 백성들은 곧 떠날 채비를 갖추었으며, 이어 제사장들에 의해 불려진 나팔 소리에 의해 모든 백성은 일제히 이동을 시작하였다. 아울러 은 나팔은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백성들 혹은 족장들을 소집할 때도 사용되었다. 따라서 은 나팔의 두 가지 큰 기능은 소집과 출발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3절, 주석과 해설
나팔 두 개를 불 때
즉 ‘모든 나팔(2개)을 동시에 불 때’를 가리킨다. 이때는 이스라엘 전체 백성이 회막문 앞으로 집결해야 했다. 그리고 이때의 나팔 소리는 급박하지 않고 차분했다(7절).
4절, 주석과 해설
이스라엘의 천부장 된 지휘관들
여기서 ‘천부장’(히, 라쉐 알레페)으로 번역된 말은 성경 다른 곳에서는 ‘천만인’으로 번역되었다(1:16, 수 22:14). 곧 각 지파의 ‘두령’(leader)들을 가리킨다(1:16).
5절, 주석과 해설
크게 불 때에는
‘크게 분다’(히, 테카에템 테루아)는 말은 매우 힘차게 떨리는 소리로 불되 간격을 두고 부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영역 성경 KJV에서는 ‘경보를 불다’(blow an alarm)로, NIV에서는 ‘폭발음을 내다’(trumpet blast)로 각각 의역하고 있다. 한편 이렇게 나팔이 울려 펴지면 그것은 곧 출발 신호가 되어 ‘동편 진영들’, 즉 유다 지파와 잇사갈 지파 및 스불론 지파가 출발하게 된다.
6절, 주석과 해설
두 번째로 크게 불 때에는
처음 울려펴지는 나팔 소리에 이어 두 번째 소리가 크게 울리면 제2진영인 남쪽 진들(르우벤, 시므온, 갓)이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 본문에는 언급이 없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의 나팔이 울리면 계속해서 2장에 배치된 진의 순서대로 서편 진들(에브라임, 므낫세, 베냐민)에 이어 북편 진들(단, 아셀, 납달리)이 출발하였음이 분명하다(Keil, LXX). 이처럼 하나님은 나팔 신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질서와 순종 의식을 주입시키셨다. 수많은 백성이 한꺼번에 이동하기 위해서는 질서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이 질서는 ‘나팔 소리’ 곧 권위 있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응할 때 비로소 갖춰질 수 있었다. 이처럼 진정 하나님의 주권이 인정되고 그분의 말씀이 최고의 권의를 지니는 공동체에는 결코 어지러움이나 분쟁이 있을 수 없다(고전 14:33).
7절, 주석과 해설
소리를 크게 내지 말며
백성들을 소집할 때는 전쟁 수행시나 진의 이동시처럼 크게 불어서는 안되며 평탄하게 같은 높이의 소리로 불어야 했다. 따라서 여기 ‘불다’란 의미의 히브리어 ‘타카’는 본래 순간적이고 예리한 소리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소리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이처럼 회중 소집시 나팔 소리가 평탄하게 조절된 것은 전체 백성들이 모이는 이유가 대체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거나, 특별한 절기를 지킨다거나, 거룩한 회합을 위함이므로 경건함과 평온한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8절, 주석과 해설
제사장들이 불지니
나팔은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는 도구로서 오직 거룩한 일에만 사용되어야 하는 성물(聖物)이었다. 그러므로 그것을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자는 항상 하나님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백성의 종교, 도덕적 생활을 개도해가야 할 사명이 있는 제사장들이었다. 물론 그들은 자의(自意)에 의하거나, 계시된 명령에 어긋나게 나팔을 불어서는 안 되었다. 오직 그들은 하나님의 대변자(spokesman)로서 항상 깨어 있어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정확, 신속하게 전달해야 했다. 그러므로 이는 오늘날 복음 전파자들에게도 요구되는 바이다. 즉 오늘날 주(主)의 뜻을 전할 특권과 책임이 있는 복음 전파자들은 자신의 욕망과 견해를 접어두고, 오직 그분의 뜻을 바로 분별하고 그것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거룩한 입술을 지녀야 한다(행 15:7, 엡 6:19).
대대에 영원한 율례니라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신 거룩한 관례와 제도의 영구한 실천을 강조할 때에 자주 사용되는 관용적 표현이다(출 12:24). 여기서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나팔을 관리하고 사용하며, 소집과 행진, 전쟁, 절기 등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나팔을 불어야 한다는 나팔 사용 규정 전체를 가리킨다. 따라서 제사장들은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에도 나팔을 불어야 했다. 그러나 나팔이 언제까지 보관,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오늘날 이 나팔 규정은 실제적으로 중단되었으나 영적으로는 하나님께 대한 예배가 계속되며, 신앙 공동체가 각종 모임을 거듭하고, 교회가 사탄과의 영적 교전을 계속하는 한 ‘대대에 영원한 율례’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한편 제사 제도와 관련된 종교적 행사, 전쟁, 왕의 취임식 등에 나팔이 사용된 예는 성경에 가끔 언급되었다(삼하 2:28, 왕상 1:39).
9절, 주석과 해설
너희 땅에서
달리 표현하면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이다. 이것은 나팔 규정이 광야 여행 중 뿐만 아니라 후일 가나안 정착시에도 필요한 규정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압박하는 대적을 치러 나갈 때
여기서 ‘압박하다’(히, 차라르)란 원래 ‘꺾쇠로 죄다’는 의미로써 포위하여 몹시 심한 고통을 주는 상태를 가리킨다. 사실 하나님은 가나안 정복, 정착시 가나안 7족속(신 7:1)을 제외하고는 주변국과 평화할 것을 명하셨다(신 20:10-11).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압박하는’ 무리가 아니면 평화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참 왕으로 모신 이스라엘을 압제하고 이방의 우상 문화를 주입시키는 외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과 자신들의 거룩한 삶을 보존해야 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대적들을 치러 나갈 때에 그들은 여호와의 명을 따라 나팔 경보에 의해 행동해야 했다. 이때의 경보는 군대의 사기를 북돋우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굳은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며, 또한 여호와의 도움을 통한 승리를 기원하는 역할도 했다.
여호와가 … 기억하고 … 구원하시리라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명을 따라 나팔을 부는 행위는 곧 여호와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을 신실히 의뢰하는 표시로 간주되었다. 그러므로 전쟁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나팔을 불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 소리를 들으시고 당신의 약속을 기억하사 그 전쟁에 친히 개입하셔서 그들을 승리케 하실 것이라 약속하셨다(시 98:3). 한편 나팔을 불 때에 ‘기억하리라’는 말로 인해 하나님께서는 평상시 이스라엘을 잊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오게 된다. 따라서 혹자는 본 절과 시편 44:23-24을 예로 들어 하나님의 신실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한계나 무관심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당신을 찾고 부르는 자들에게 확신과 소망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한 수사학적 표현으로서, 곧 하나님의 은혜로운 약속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여야 한다(시 50:15, 렘 33:3). 실로 하나님께서는 오늘날 당신을 의뢰하고 부지런히 찾으며 간절히 기도하는 자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은혜와 사랑으로 그들을 채워주신다(요 14:13-14).
10절, 주석과 해설
희락의 날
특정한 날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단지 기쁜 일로 기념될 만한 모든 날들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법궤 운반시(대상 15:24, 16:6), 성전 봉헌시(대하 5:12), 성전 신축시(스 3:10, 느 12:35, 41), 부림절(에 9:17-19)과 같은 민족적, 종교적 기념일(대하 29:27) 또는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등이다(Keil & Kelitzsch).
정한 절기
하나님께서 지키라고 율례로 명하신 날들 곧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 나팔절 등의 절기이다(28, 29장, 레 23:24-25).
초하루
매 달이 시작되는 첫날을 가리킨다(28:11, 14, 삼상 20:24-34).
번제물 … 화목제물을 드리며 나팔을 불라
이는 그 제물을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받으시기 원하는 간절함을 내포한 행동이다. 특히 이처럼 ‘속죄’와 관련되지 않은 제물 위에만 나팔을 분 것은 이스라엘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하나님께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바친 제물과 그 제사는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것이 될 수 있었다(대하 29:27, 시 81:3).
그로 말미암아 … 기억하리라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기쁨과 감사가 깃든 정성스런 헌물과, 그리고 이것이 열납되기를 원하여 부는 백성들의 나팔 소리를 들으시고 그들을 기억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다(9절). 특별히 여기서 ‘기억하다’(히, 자카르)란 말은 ‘마음에 품다’는 의미로써, 당신의 백성과 교제하시며 아울러 그들의 형편과 처지를 낱낱이 감찰하시고 필요를 따라 채워주신다는 포괄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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