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의 빛이라고 선언하신 예수님은,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고치셨습니다. 주님은 맹인을 실로암으로 보내시며 눈을 씻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인 요한복음 9:1-7의 말씀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실로암에 주께서 보내신 이유에 대한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9장 1절-7절, 실로암으로 보내신 이유 - 주일 설교
서론
예수님께서는 길거리에서 눈먼 사람을 만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눈에 진흙을 바르시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명하셨습니다. 그가 순종하자 눈이 밝아졌습니다. 이 사건은 영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도 영적으로 소경인 상태에 있습니다. 실로암은 "보냄을 받았다"는 뜻으로, 우리가 주님께 보냄을 받은 자들임을 뜻합니다.
본론
만일 우리가 영적 소경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낮은 마음으로 주님을 만나는 법
실로암 못은 예루살렘에서 가장 낮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가서 눈을 씻는다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무릎을 꿇는 것을 뜻합니다. 주님께서 소경에게 실로암 못으로 가라고 하신 것은 가장 낮은 마음,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예수님 자신도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셨습니다. 구유에 태어나셨고 가난한 나사렛에서 살았으며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주님은 가장 낮은 마음의 소유자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높은 마음으로는 주님을 뵐 수 없고, 오직 낮은 마음을 갖출 때에만 밝은 눈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낮은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섬기는 마음,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도 섬기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가 섬기는 마음을 갖게 되면 우리를 섬기시는 주님을 뵙게 됩니다.
둘째, 섬김의 삶으로 주님을 증거하는 법
우리 교회에는 전문 청소부가 없이 직접 청소하고 정돈합니다. 그 이유는 서로를 섬기기 위함입니다. 섬김의 삶을 살아야 참된 예배가 가능합니다. 예배는 찬송과 설교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드시 섬김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가난하고 처지가 딱해도 그 상황에서 남을 섬기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가 바로 실로암에서 눈을 씻는 자이며 밝은 눈으로 주님을 뵙는 자입니다. 반대로 섬김을 받기만 하려 한다면 그것은 높고 교만한 마음이며, 그런 마음으로는 주님을 뵙지 못합니다.
레지스탕스 출신의 피에르 신부는 조르주에게 남을 섬기는 일을 권했고, 그렇게 해서 조르주의 삶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남을 섬기게 되자 주님을 만나고 밝은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매일 실로암에서 눈을 씻어 섬김의 삶을 살며 밝은 눈으로 주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본문이 주는 교훈
첫째, 우리는 늘 낮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
낮은 마음은 우리가 주님을 만나고 섬기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높고 교만한 마음으로는 결코 주님을 뵙거나 주님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존재들입니다. 아무리 명예와 지위가 높아도 주님 앞에서는 낮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다윗은 왕이었지만 '여호와께서는 겸손한 자를 지키신다'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 자신도 가장 낮은 곳에 오셨기에 우리가 그 발자취를 따라 낮은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낮은 마음이야말로 밝은 눈으로 주님을 뵙고 인정받는 지름길입니다.
둘째, 섬김은 우리의 본분이다.
우리가 주님을 믿는 이유는 단지 구원받기 위함만이 아닙니다. 구원받은 성도로서 주님을 닮고 주님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많은 사람을 섬기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교회에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주일에 교회에 와서도 단지 예배만 드리고 가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예배 자체가 섬김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서로를 섬기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인생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내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섬기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섬기는 삶을 살 때 비로소 밝은 눈으로 주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섬김은 우리 성도의 본분이며, 그 섬김을 통해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결론
실로암 못에 가서 눈을 씻으라는 주님의 명령은 가장 낮은 곳에 무릎 꿇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였습니다. 주님 자신도 가장 낮은 곳에 오셔서 섬김의 길을 보여주셨기에, 우리 역시 낮은 마음으로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높고 교만한 마음으로는 결코 주님을 뵙지 못합니다. 오직 남을 섬기는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만 우리는 밝은 눈을 얻어 주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길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이 낮은 마음과 섬김의 자세입니다.
그러므로 매 순간순간 우리가 설 자리가 곧 실로암이 되게 하며, 우리의 삶 자체로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낮은 마음과 섬김의 자세로 주님을 높이고 영화롭게 하는 성도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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