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깊은 절망 속에서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담은 시편 130편, 131편을 묵상합니다. 8월 28일의 매일성경 큐티 본문을 따라서 묵상하고 정리한 설교를 통해 절망이 어떻게 소망으로 바뀌는지 나눕니다. '깊은 데서 부르짖는 영혼의 노래'는 죄와 고통의 심연에서 우리를 건지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의 풍성한 속량하심을 전해 줍니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히 주님을 바라는 믿음, 젖 뗀 아이처럼 주님 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리는 비결을 전합니다. 절망 속 희망을 찾는 모든 분들을 위한 위로와 소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시편 130편 1절-131편 3절, 깊은 데서 부르짖는 노래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37장,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 새 찬송가 406장,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
서론
새벽예배를 위해 집을 나서다 보면, 교회 주차장의 항상 같은 곳에서 거미줄이 머리를 스치곤 합니다. 처음에는 불쾌한 감정이 들어서, 새벽 예배 후에 주변을 샅샅이 뒤져서 거미줄을 제거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거한 후 다음 날에도 비슷한 장소에 거미줄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누가 이기는가 보자라는 심정으로 며칠 동안 계속해서 거미줄을 제거하였다가, 결국 제가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거미는 자신이 애써서 만들어 둔 거미줄이 끊어져도 절망하지 않고 또다시 거미줄을 쳤던 것이지요.
밧모섬에 유배된 사도 요한을 떠올려 보십시오. 절망의 한가운데서 그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때 하늘 문이 열리고 그는 요한계시록의 놀라운 환상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인생의 가장 깊은 절망의 자리야말로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만나는 기도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본론
오늘 본문인 시편 130편과 131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중 일부로,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나아가며 부른 찬양입니다. 시인은 깊은 절망의 수렁에서(130:1), 마치 젖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기듯(131:2)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잠잠히 바라고 의지하는 신앙의 여정을 노래합니다. 이 시는 개인의 고통에서 시작하여 이스라엘 공동체의 소망으로 확장되며, 절망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고 주님을 바라보는 성숙한 믿음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1. 절망의 심연에서 드리는 부르짖음
시인은 인생 속에 찾아 오는 고통의 심연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130편 1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시편 130:1,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여기서 '깊은 데'는 히브리어로 '미마아마킴'(מִמַּעֲמַקִּים)으로, 물리적으로 깊다는 의미와 함께 영혼의 심연, 곧 죄와 절망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마치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경험했던 스올의 고통과도 같습니다(욘 2:2). 시인은 바로 그 절망의 한복판에서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었다'고 고백합니다. 시인의 부르짖음은 곧 구원을 향한 간절한 외침이었던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울과 낙심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이들이 많습니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러한 영적 침체의 깊은 곳에서 우리가 할 일은 오직 하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음마저도 들으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부르짖음을 통해 우리를 구원의 반석 위로 건져주실 것입니다.
2. 말씀을 붙들고 소망 중에 기다리라
절망의 심연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은 시인은, 이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붙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기로 결단합니다. 130편 5절도 함께 읽겠습니다.
- 시편 130:5,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시인은 절망 속에서 부르짖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님을 '기다린다'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기다리다'는 히브리어 '카와'(קָוָה)는 '함께 묶다', '기대하다'는 뜻으로, 단순히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는 수동적 기다림이 아니라, 팽팽한 활시위처럼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주님께 온전히 시선을 고정하는 능동적인 기다림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기다림은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한 기다림입니다(시 130:6).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약속받고 25년을 기다렸던 것처럼, 우리의 기다림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의 말씀을 붙드는 믿음의 행위여야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우리는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붙들고 잠잠히 주님의 때를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말씀 안에서 참된 위로와 소망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3. 우리의 영원한 소망, 예수 그리스도
이 시편의 간절한 기다림과 소망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합니다. 시인이 "그에게는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시 130:7)라고 노래한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의 모든 죄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절망의 깊은 데서 건져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죄의 깊은 수렁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를 위해 친히 십자가라는 가장 깊은 고통의 자리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마가복음 10: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이제 우리는 그 십자가 사랑에 힘입어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며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문제와 아픔을 주님 앞에 솔직하게 꺼내놓고 아뢰시기 바랍니다. 오직 주님만이 나의 소망이심을 고백하며 잠잠히 주님의 도우심을 기다릴 때, 우리 주님께서 반드시 위로하시고 소망을 가득 채워 주실 것입니다.
결론
성도 여러분! 인생의 깊은 수렁에서 우리는 절망하거나 원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늘 시편 기자는 바로 그 자리가 주님을 부르짖어 찾고, 그분의 말씀을 간절히 바라는 기도의 자리라고 가르쳐줍니다. 젖 뗀 아이가 어미 품에 안겨 평안을 누리듯, 우리의 영혼도 오직 주님 안에서만 참된 쉼과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고 잠잠히 주님을 바랄 때, 풍성한 속량의 은혜로 우리를 구원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인생의 깊은 절망 속에서 주님을 부르짖어 찾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의 염려와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주의 말씀을 붙들고 잠잠히 주님을 기다리는 믿음을 주옵소서. 젖 뗀 아이처럼 우리의 영혼이 주님 품 안에서 참된 평안과 소망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절망의 순간에도 주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 말씀 안에서 참된 소망을 발견하게 하소서.
- 주님 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리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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