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의 매일성경 큐티 본문은 스바냐 3장 9절-20절로, 심판의 대상이었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회복과 용서를 선언하시는 말씀입니다. 절망과 수치의 자리에서 찬송과 명성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회복의 말씀을 묵상하고 설교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구원의 용사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기쁨의 노래를 부르시는 감격적인 은혜를 나누며, 삶의 진정한 희망을 확인하였습니다.
스바냐 3장 9절-20절, 수치에서 칭찬으로, 절망에서 찬송으로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
- 새 찬송가 91장,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서론: 절망의 구덩이에서 총리가 된 사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경 인물 중에 가장 깊은 절망과 수치의 구덩이에 빠졌던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를 떠올리시겠습니까? 저는 오늘 창세기의 요셉을 생각해 봅니다. 그는 사랑하는 아버지의 품을 떠나 친형들의 손에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낯선 땅에서 성실하게 일했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차디찬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의 인생은 배신과 수치, 절망으로 가득했습니다. 아마 요셉은 매일 밤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이구나"라고 탄식했을지 모릅니다.
오늘 이 새벽, 우리 중에도 요셉과 같은 마음을 품고 기도하러 나오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믿었던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받고,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 앞에서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지 모릅니다. 바로 그 절망의 자리에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오늘 스바냐 선지자의 입을 통해 놀라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주십니다.
본론: 심판의 잿더미 위에 피어나는 희망의 노래
스바냐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유다 역사상 가장 어두운 영적 암흑기 중 하나였습니다. 히스기야 왕의 신앙 개혁은 무너지고, 그의 아들 므낫세와 손자 아몬 왕의 통치 아래 예루살렘은 온갖 우상숭배와 사회적 불의로 가득 찼습니다. 왕족 출신이었던 스바냐는 타락한 지도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 '여호와의 날'이 임박했음을 선포했습니다. 온 땅이 하나님의 질투의 불로 소멸될 것이라는 준엄한 경고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 바로 뒤에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이 이어집니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심판을 통해 모든 것을 끝내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심판이라는 불을 통해 당신의 백성을 정결하게 하시고 새롭게 회복시키려는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심판의 잿더미 위에서 피어나는 소망의 노래입니다.
1. 교만을 버리고 주께 피하는 남은 자
오늘 본문 11절과 1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 스바냐 3:11-12, 그 날에 네가 내게 범죄한 모든 행위로 말미암아 수치를 당하지 아니할 것은 그 때에 내가 네 가운데서 교만하여 자랑하는 자들을 제거하여 네가 나의 성산에서 다시는 교만하지 않게 할 것임이라 내가 곤고하고 가난한 백성을 네 가운데에 남겨 두리니 그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의탁하여 보호를 받을지라
하나님께서는 회복의 첫 단계로, 백성들 가운데서 '교만하여 자랑하는 자들'을 제거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곤고하고 가난한 백성'을 남겨두시겠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곤고하고 가난한 백성'을 뜻하는 히브리어 '암 아니 와달'(עַם עָנִי וָדָל)은 단순히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힘과 지혜, 의로움을 의지했던 모든 교만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의 이름에 피하며 그분의 도우심만을 간구하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자랑을 꺾으시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겸손한 '남은 자'들을 통해 당신의 구원 역사를 이어가십니다.
이 모습은 신약 시대에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산상수훈의 첫 번째 복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마태복음 5:3). 스바냐가 말한 '남은 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자신의 영적 파산을 인정하고, 오직 십자가의 은혜만을 의지하는 오늘날의 모든 성도, 바로 우리 교회를 뜻합니다.
2. 우리를 향해 기쁨의 노래를 부르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 남겨두신 이 겸손한 백성을 어떻게 대하시는지, 17절은 구약성경에서 가장 감격적인 구절 중 하나로 묘사합니다.
- 스바냐 3:17,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이 구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감정을 히브리 원어의 의미를 통해 살펴보면 그 깊이가 더욱 놀랍습니다.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יָשִׂישׂ עָלַיִךְ בְּשִׂמְחָה, 야시스 알라이크 배심하)는 단순한 만족을 넘어 벅차오르는 희열을 의미합니다. '잠잠히 사랑하시며'(יַחֲרִישׁ בְּאַהֲבָתוֹ, 야하리쉬 베아하바토)는 우리의 모든 허물과 상처를 말없이 품어주시는 고요하고 깊은 사랑을 뜻합니다. 그리고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יָגִיל עָלַיִךְ בְּרִנָּה, 야길 알라이크 베린나)는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용사가 승전가를 외치듯, 우리로 인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터져 나와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우리가 무엇을 잘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 자체로 인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어린 자녀가 서툰 솜씨로 그려준 삐뚤빼뚤한 그림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부모는 그 그림을 받아 들고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며 냉장고에 붙여놓습니다. 그림의 예술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그 그림에 담긴 자녀의 존재와 사랑 자체가 부모에게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는 마음이 바로 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 그대로를 받으시고, 우리로 인해 노래하며 기뻐하십니다.
3. 우리의 수치를 영원한 칭찬으로 바꾸시는 예수 그리스도
스바냐 선지자가 예언한 이 모든 놀라운 회복의 약속, 즉 죄로 인한 수치가 사라지고(11절),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거하시며(17절), 쫓겨나고 흩어진 자들이 모여 수치가 칭찬으로 변하는 것(19-20절)은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의 모든 죄와 수치를 영원히 덮으셨습니다. 그분의 부활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라는 영원한 명성과 칭찬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 로마서 8: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 말씀이 바로 스바냐를 통해 주신 회복의 약속이 우리에게 이루어졌다는 최종적인 선언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우리 삶을 짓누르는 실패의 기억이나 과거의 수치스러운 순간이 떠오를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믿음으로 이렇게 선포해야 합니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용서받았다. 나는 하나님께서 노래하며 기뻐하시는 존귀한 자녀다." 이 진리를 의지적으로 붙들고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영적인 실천 과제입니다.
결론: 절망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찬송합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스바냐의 메시지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결코 절망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강력한 위로입니다. 우리의 상황이 아무리 캄캄하고, 우리의 모습이 아무리 수치스러울지라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모든 것을 역전시켜 우리의 수치를 천하 만민 앞에서 칭찬과 명성으로 바꾸시고, 우리로 인해 기쁨의 노래를 부르실 것입니다. 이 놀라운 회복의 약속을 붙들고, 이제 절망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우리를 잠잠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힘껏 찬송하는 복된 새벽,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죄와 절망으로 수치 가운데 있던 저희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찾아와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전능자이시며, 우리로 인해 기쁨의 노래를 부르시는 주님의 사랑을 오늘 말씀을 통해 깨닫습니다. 세상이 주는 정죄감과 실패감에 넘어지지 않게 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얻은 새로운 신분을 붙들고 담대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모든 수치를 칭찬으로 바꾸실 주님을 신뢰하며 나아갑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수치를 덮으시는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하소서.
- 나를 향한 하나님의 기쁨의 노래를 듣게 하소서.
- 받은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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