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찬송
- 새 찬송가 569장,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
- 새 찬송가 297장, 양 아흔아홉 마리는
서론: 이름을 부른다는 것의 무게
여러분, 학창 시절 교실의 풍경을 잠시 떠올려 보십시오. 1교시 수업이 시작되기 전, 선생님께서 두툼한 출석부를 펼치실 때의 그 묘한 긴장감을 기억하시나요? 어떤 선생님은 무심하게 번호를 부르기도 합니다. “1번, 2번, 15번...” 그때 우리는 그저 60여 명의 반 속에 포함된 한 조각, 하나의 번호가 된 기분을 느낍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항상 출석부에서 눈을 떼어 우리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며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OO야, 오늘 컨디션은 어떠니? OO야, 어제 감기 기운이 있다더니 좀 괜찮니?”
따뜻하게 이름이 불린다는 것,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이며,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누군가 내 이름을 안다는 것은 곧 내 삶의 형편과 아픔, 그리고 기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우리를 실적과 점수, 그리고 재산이나 영향력으로 분류하며, 큰 힘이 없어 보이면 단순히 ‘숫자’로만 평가하곤 합니다. 혹은, 내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소모품처럼 우리를 대하곤 합니다.
본론 : 목자의 음성, 생명의 문 그리고 희생의 사랑
하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에서 예수님은 전혀 다른 선언을 하십니다.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3절)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새벽,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단순히 종교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소음 속에서 나를 숫자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시는 그 따뜻한 음성을 듣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부르시며 인생의 문을 열어주시는 선한 목자 예수님을 만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1. 목자는 우리의 이름을 아시고, 우리보다 앞서 행하십니다.
본문 3절과 4절은 목자와 양의 관계를 가장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고대 근동의 목축 문화에서 목자는 양 떼를 몰고 가는 사람일 뿐 아니라, 각 양의 특징, 상처, 심지어 성격까지 파악하여 이름을 붙여주곤 하였습니다.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은 우리를 군중 속에 묻힌 이름 없는 존재로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여러분이 어젯밤 어떤 고민으로 잠을 설쳤는지, 오늘 아침 어떤 두려움을 안고 이 새벽 제단에 나왔는지 그 이름을 부르며 다 알고 계십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4절에 있습니다. 우리 함께 4절을 읽겠습니다.
- 요한복음 10:4, 자기 양을 다 내놓은 후에 앞서 가면 양들이 그의 음성을 아는 고로 따라오되
목자는 뒤에서 양을 채찍질하며 몰아세우는 존재가 아닙니다. 험한 산길과 이리가 득실거리는 골짜기를 목자가 먼저 지나갑니다. 주님은 우리가 겪어야 할 모든 인생의 풍파를 먼저 겪으셨고, 그 길의 안전을 확인하신 후에야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인생의 불확실성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내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목자 되신 예수님이 내 ‘앞서’ 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앞길을 예비하시는 주님의 발자취를 신뢰하며 한 걸음씩 내딛으시길 바랍니다.
2. 예수님은 구원의 문이자, 풍성한 생명의 공급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나는 양의 문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 요한복음 10:7,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양의 문이라
당시 광야의 양 우리는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입구만 뚫려 있는 형태였습니다. 밤이 되면 목자는 그 입구에 직접 누워 스스로가 ‘문’이 되었습니다. 짐승이 들어오려면 목자를 밟고 지나가야 했고, 양이 나가려면 목자의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즉, 문이신 예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은 완벽한 ‘보호’를 의미합니다.
또한 9절에서 예수님은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문을 통과하는 자에게는 영혼의 굶주림을 해결할 생명의 양식이 주어집니다. 10절에서 주님은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명확히 밝히십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세상의 거짓 목자들은 우리에게서 에너지를 빼앗고, 돈을 뺏고, 마음을 훔쳐 가지만, 참된 목자이신 예수님은 도리어 주십니다. 이 ‘풍성함’은 단순히 물질적인 부요를 뜻하지 않습니다.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하늘의 평안, 실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망, 그리고 죽음조차 끊을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오늘 이 새벽, 문이신 주님께 여러분의 인생을 온전히 맡기고 그분이 주시는 하늘의 꼴을 넉넉히 받아 누리십시오.
3.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선한 목자와 삯꾼을 대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삯꾼은 위기의 순간에 본색을 드러냅니다. 이리가 오면 양을 버리고 달아납니다. 왜냐하면 그에게 양은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한 목자는 다릅니다. 11절을 우리 함께 읽겠습니다.
- 요한복음 10:11,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여기서 ‘버린다’(τίθημι, 티데미)는 단어는 수동적으로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내어주는 사랑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해야 할 죄의 형벌과 죽음의 공포를 대신 짊어지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라는 죽음의 길로 걸어 들어가셨습니다. 15절에서 주님은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라고 반복하시며, 이 희생이 우연이 아닌 철저한 계획과 사랑의 산물임을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가끔은 인생의 고난을 만날 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지 않는 것 같아”라고 의심하곤 합니다. 하지만 십자가를 보십시오. 자기 목숨을 내어준 분이 무엇을 더 아끼시겠습니까? 예수님은 여러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거신 분입니다. 그 사랑이 오늘 우리 삶의 근거입니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사신 목자가 지금도 살아계셔서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결론: 목자의 음성에 반응하는 새벽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 19절 이하를 보면 이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 사이에 다시 분쟁이 일어납니다. 어떤 이는 미쳤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이 말씀이 귀신 들린 자의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목자의 음성이 들려올 때 반응은 둘 중 하나입니다. 거부하거나, 따르거나.
오늘 이 새벽,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세상을 향한 복잡한 계산기와 걱정의 스위치를 잠시 끄고, 고요히 나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내 딸아, 내가 너를 안다. 내가 네 앞서 가고 있다. 내가 너를 위해 내 목숨을 주었다.”라고 우리 주님은 지금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음성을 믿음으로 붙드십시오. 선한 목자를 따르는 양은 길을 잃을지언정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목자가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삶의 모든 순간마다 목자의 뒤를 바짝 뒤따르며, 주님이 주시는 풍성한 생명을 맛보시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숫자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우리를 이름으로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주신 말씀처럼, 우리 인생의 문이 되시고 선한 목자 되신 예수님만을 의지합니다. 삯꾼의 소리에 현혹되지 않게 하시고, 오직 주의 음성만 따라가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우리 앞서 가시며 풍성한 꼴을 먹이실 주님을 찬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세상의 소리가 아닌 목자의 음성만을 따라가게 하소서.
- 주님 안에서 풍성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 이웃을 위한 희생의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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