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41장, 십자가를 내가 지고
- 새 찬송가 544장, 울어도 못하네
서론: "증명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세상의 비명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새벽 하나님의 전에 나오신 여러분을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2026년의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바로 '증명(Proof)'과 '속도(Speed)'입니다. 서점가에는 '남들보다 10년 앞서가는 법', '초격차의 비밀', '빠른 은퇴를 위한 투자'와 같은 제목의 책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합니다.
SNS를 열면 저마다 "내가 이만큼 행복하다", "내가 이만큼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진들이 넘쳐납니다. 청년들은 스펙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할까 봐 밤잠을 설치고, 직장인들은 성과를 빨리 내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공포 속에 시달립니다.
심지어 신앙생활조차 "내가 얼마나 복을 받았는지"를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빨리 증명해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숨어 있지 마. 세상 밖으로 나와서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줘. 지금 당장!"
본론: 세상의 '쇼'가 아닌 하나님의 '때'를 살라
이러한 시대적 풍조는 우리 영혼을 지치게 만듭니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침묵은 무능력처럼 느껴지고, 기다림은 시간 낭비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 본문 2천 년 전, 예수님께서도 이와 똑같은 압박을 받으셨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 예수님께 "능력이 있다면 숨지 말고 세상에 나가서 증명해 보이라"고 다그칩니다. 과연 우리 주님은 이 세상의 재촉과 인정 욕구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셨을까요? 오늘 말씀을 통해 세상의 시계가 아닌, 하나님의 시계를 사는 지혜를 배우기를 소망합니다.
1. 세상은 '자기를 나타내라'고 유혹합니다.
본문의 배경은 '초막절'입니다. 유대인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초막절이 되면 예루살렘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듭니다. 3절과 4절을 보십시오. 예수님의 형제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소서... 스스로 나타나기를 구하면서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없나니 이 일을 행하려 하거든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소서."
이 말은 언뜻 보면 형의 성공을 바라는 동생들의 조언 같지만, 5절은 충격적인 사실을 전합니다.
- 요한복음 7:5, 이는 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
형제들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형, 시골 갈릴리에 쳐박혀 있지 말고, 사람 많은 예루살렘(중앙 무대)에 가서 그 기적을 좀 보여줘 봐. 그러면 스타가 될 수 있잖아." 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가문을 일으켜 세울 '성공의 도구'로 여겼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진리'가 아니라 화려한 '퍼포먼스'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의 방식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과시(Showmanship)'를 요구합니다. "네가 가진 것을 다 보여줘. 너를 포장해. 그래야 사람들이 너를 알아줘." 사탄은 예수님을 광야에서 시험할 때도 똑같이 유혹했습니다.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라. 그러면 사람들이 박수 칠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 유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돈으로 너를 증명해", "지위로 너를 나타내." 우리는 때로 신앙조차 나를 돋보이게 하는 장신구로 삼으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믿음 없는 세상의 조언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결국은 십자가 없는 영광을 추구하는 '넓은 길'일뿐입니다.
2. 성도는 '하나님의 때(καιρός, 카이로스)'를 기다리는 자입니다.
형제들의 재촉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6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요한복음 7: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 때'는 헬라어로 '카이로스(καιρός)'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Χρόνος)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성취되는 결정적인 순간, 즉 십자가를 지실 때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다"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욕망을 따르기에 아무 때나,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그만입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허락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릅니다. 예수님은 능력이 없어서 숨으신 것이 아닙니다. 인기나 명예에 관심이 없으셨기에, 오직 아버지께서 정하신 그 '결정적 때'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철저히 죽이고 기다리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스케줄에 맞춰 허둥지둥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남들이 다 뛴다고 같이 뛰고, 남들이 다 산다고 같이 사는 인생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그 기다림이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기도가 당장 응답되지 않는 것 같고, 내 인생만 정체된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보십시오. 주님은 가장 완벽한 구원을 위해, 가장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감내하셨습니다. 조급함은 불신앙입니다. 인내는 믿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 멈춤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는 증거입니다.
3.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 서십시오.
예수님은 형제들을 먼저 보내시고, 나중에 '은밀히' 명절에 올라가십니다(10절). 예수님이 올라가지 않겠다고 하시고 가신 것은 거짓말을 하신 것이 아닙니다. 형제들이 원하는 '과시적인 방식'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러 가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러 가셨기 때문입니다.
명절 기간 예루살렘의 분위기는 묘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수군거립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하고, 어떤 사람은 "무리를 미혹한다"고 합니다(12절). 그러나 13절을 보십시오.
- 요한복음 7:13, 그러나 유대인들을 두려워하므로 드러나게 그에 대하여 말하는 자가 없더라
군중들의 특징은 '두려움'입니다. 그들은 진실보다 '대세'가 중요합니다. 유대 당국의 눈 밖에 날까 봐, 남들에게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 봐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없는 세상의 실상입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고 당당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사람의 평판과 시선에 갇혀 벌벌 떠는 노예와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누구를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직장 상사의 눈치입니까? 친척들의 평가입니까? 아니면 실패했다는 세상의 낙인입니까? 예수님은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두려워하셨기에,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우셨습니다.
우리가 새벽에 나와 기도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의 소리를 끄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안전합니다(잠 29:25).
결론: 조급함을 내려놓고 주님의 보폭에 맞추십시오
말씀을 맺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은혜의 시간'을 사모해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빨리 너를 증명해!"라고 채찍질합니다. 예수님의 형제들처럼 "숨지 말고 나타내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새벽,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때는 결코 늦지 않습니다. 가장 정확한 때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하나님은 여러분의 삶을 빚어 가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조급함을 내려놓으십시오. 남들에게 나를 증명하려 애쓰며 소진되지 마십시오. 대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기도하며, 나에게 맡겨진 작은 십자가를 지십시오. 세상의 박수갈채보다 하나님의 미소를 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나의 '카이로스',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며 잠잠히 주님과 동행할 때,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평안이 여러분의 심령에 가득할 것입니다. 이 믿음으로 승리하는 하루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 세상은 저에게 능력을 증명하라고 재촉하지만, 저는 주님의 때를 기다립니다. 사람들의 인정에 목말라했던 교만을 회개합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오늘 저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묵묵히 지게 하옵소서. 세상의 영광보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주님이 움직이실 때 함께 움직이는 순종의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계획만을 바라보는 조급함을 버리고 주님의 때를 기다리게 하소서.
- 세상의 인정보다 주님의 뜻을 구할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
-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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