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151장, 만 왕의 왕 내 주께서
- 새 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서론: 세상의 눈치를 보던 자에서 십자가의 증인으로
초대 교회의 위대한 전도자였던 사도 바울의 고백을 기억하십니까? 1세기 로마 제국 사회에서 '십자가'는 입에 담기조차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사형 틀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징표였고, 이방인들에게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실패의 상징일 뿐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십자가를 조롱하고 피할 때,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6장 14절에서 이렇게 폭탄과도 같은 선언을 던집니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바울은 세상의 조롱과 매맞음, 감옥에 갇히는 끔찍한 위협 앞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오직 십자가만을 당당히 자랑하는 위대한 증인으로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우리는 감옥에 갇히거나 채찍에 맞지는 않지만, 매일같이 차가운 세상의 시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협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직장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짧게 눈만 감았다 뜨는 식사 기도를 하고, 회식 자리나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나의 '평판'이 깎이거나 진급에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의 가치관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영적인 비겁함과 두려움이 우리 내면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습니다.
본론
그러나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본문의 말씀은, 이처럼 세상이 두려워 꽁꽁 숨어 있던 나약한 제자들이 어떻게 십자가라는 가장 끔찍한 절망 앞에서 완전히 뒤바뀌어 생명을 건 위대한 헌신자로 거듭났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십자가에서 완성된 구속의 은혜가 어떻게 우리를 참된 제자로 변화시키는지 세 가지 대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성취된 십자가, 완전한 유월절 어린양
첫 번째로, 십자가는 실패가 아니라 구약의 예언이 완벽하게 성취된 거룩한 제단입니다. 본문 31절과 32절을 보면, 유대인들은 임박한 거룩한 안식일과 유월절 축제에 땅이 더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형수들의 시신 처리를 로마 당국에 다급하게 서둘러 요청합니다.
당시 로마 제국의 사형 집행 방식인 '크루리프라기움(crurifragium)'은 십자가에 달린 자의 다리를 무거운 철퇴나 망치로 부러뜨렸습니다. 이렇게 더 이상 호흡을 위해 몸을 지탱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급속한 질식을 유도하는 극도로 잔혹한 방식이었습니다. 군인들은 무자비한 쇠망치로 예수님 곁에 있던 강도들의 다리를 무참히 꺾었습니다.
그러나 33절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 요한복음 19:33, 예수께 이르러서는 이미 죽으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아니하고
강도들의 뼈를 으스러뜨렸던 로마 군인들의 잔혹한 철퇴가, 예수님 앞에서는 그 뼈를 단 하나도 상하게 하지 못하고 멈춰 섰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함이라"라고 요한은 선포합니다.
우리 예수님은 세상의 폭력에 밀려 우발적인 죽음을 당하신 것이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의 치밀한 구속사적 계획 안에서 흠 없이 바쳐진 완전한 유월절 어린양이 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삶에도 이해할 수 없는 십자가의 고난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난조차도 하나님의 완전한 주권과 섭리 아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십자가는 로마의 끔찍한 형틀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가 완성되는 승리의 자리입니다.
2. 생명과 성령의 원천, 쏟아지신 피와 물
두 번째로, 십자가는 우리를 살리는 은혜와 생명의 원천입니다. 예수님께서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시며 숨을 거두시자, 한 로마 군인이 다가와 날카로운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깊이 찔렀습니다. 본문 34절입니다.
- 요한복음 19:34, 그 중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당시 초대 교회에는 예수님이 육체로 오심을 부인하거나 십자가에서의 실제적 죽음을 환상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던 영지주의 및 가현설 이단들이 있었습니다. 사도 요한은 피와 물이 쏟아진 사건을 통해 예수의 죽음이 환상이 아니라 철저하고 실제적인 육체적 죽음이었음을 온 천하에 확증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으로 볼 때, 이 쏟아진 피와 물은 엄청난 대속의 은혜를 상징합니다. 십자가에서 쏟아지신 그 뜨거운 '피'는 우리의 모든 흉악한 죄악과 더러운 허물을 정결하게 씻어내는 완전한 대속의 보혈입니다. 그리고 함께 흘러나온 그 맑은 '물'은, 요한복음 전체를 관통하며 약속된 영원토록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이자 우리를 살리시는 성령의 역사입니다.
스가랴 12장 10절은 "그들이 그 찌른 바 그를 바라보고"라고 예언했습니다. 인간은 극악한 죄악으로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을 향해 잔인한 창을 던졌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찌른 바로 그 상처에서 우리를 영원히 살리는 생명의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십자가의 역설입니까!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저주의 형벌을 주님이 대신 당하심으로, 사망 권세가 깨어지고 생명의 샘이 열렸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나를 위해 물과 피를 다 쏟으신 그 끝없는 사랑 앞에 엎드리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3. 숨은 제자들의 반란, 새 무덤에서 시작된 새 창조
세 번째로, 이 위대한 십자가의 은혜를 온전히 경험한 자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참된 제자로 변화됩니다. 이 처절하고도 영광스러운 죽음을 목격한 직후, 골고다 언덕에는 세상이 예상치 못한 극적인 반란이 일어납니다. 본문 38절과 39절에 등장하는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를 보십시오.
- 요한복음 19:38-39,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기더니 이 일 후에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기를 구하매 빌라도가 허락하는지라 이에 가서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니라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온지라
그들은 산헤드린 공회원이자 막대한 부를 가진 유대 최고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전에 유대인들의 매서운 시선과 출교의 위협이 두려워 밤에만 몰래 예수님을 찾아오거나, 자신이 제자임을 철저히 숨기고 살았던 영적으로 비겁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찢기신 몸에서 쏟아지는 대속의 피와 물을 목격한 순간, 그들 내면의 굳은 두려움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목숨을 걸고 총독 빌라도에게 당당히 나아가 십자가에 달린 사형수의 시신을 요구했습니다. 니고데모 역시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무려 백 리트라, 오늘날의 무게로 약 34킬로그램이나 짊어지고 나아왔습니다.
일반적인 유대인의 장례에서는 2.25킬로그램 미만의 향품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엄청난 분량은 일반적인 사형수나 평민의 장례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왕이나 로마 황제를 장사 지낼 때나 사용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습니다.
유대교의 가혹한 정죄와 세상의 조롱 속에서도, 요셉과 니고데모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가 실패자가 아니라 온 우주의 진정한 통치자요 만왕의 왕이심을 그들의 행동으로 강력하게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피 흘리신 왕을 동산에 있는 '아직 아무도 묻히지 않은 새 무덤'에 정성껏 안치했습니다.
첫 번째 아담은 에덴 동산에서 범죄하여 인류에게 사망을 가져왔으나, 두 번째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순종을 통해 동산의 무덤에 안치되심으로써 옛 창조의 타락을 끝내시고 '새 창조(New Creation)'의 위대한 아침을 시작하셨습니다.
결론: 삶의 자리에서 왕을 증명하는 참된 제자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혹시 세상의 눈치를 보며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비겁한 신앙이 아닙니까? 그러나 십자가에서 피와 물을 다 쏟으시며 내 영혼을 살려내신 주님의 그 십자가 사랑이 우리의 가슴을 온전히 강타할 때,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두려워 떨던 요셉과 니고데모를 위대한 헌신자로 바꾸신 분은 바로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역시 성령의 능력을 전적으로 의지할 때 비로소 담대한 제자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구원하신 이유는 단지 주일날 안전한 예배당 안에만 머물게 하심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고, 이제 우리를 이 험한 세상, 바로 여러분의 치열한 삶의 자리로 파송하십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이 발 딛고 살아가는 일터와 사회에서 구체적인 실천을 결단합시다. 직장에서 불의한 관행이나 거짓된 요구가 있을 때 기독교인으로서 당당히 거절의 목소리를 내십시오. 사람들의 조롱이 두려워 움츠러들지 말고, 식사 기도부터 당당하게 드리며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밝히십시오.
십자가의 은혜를 아는 자답게, 나의 가장 귀한 향유를 깨뜨려 이웃을 섬기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삶의 진정한 왕이심을 묵묵히, 그러나 강력하게 증명하며 살아가는 거룩하고 담대한 제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주님,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다 쏟으시며 우리를 구원해 주신 그 크고 위대한 대속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시선과 세상의 불이익이 두려워 믿음을 숨겼던 비겁함을 용서하옵소서. 요셉과 니고데모처럼 온전한 십자가의 은혜를 경험하여, 일터와 삶의 자리에서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을 당당히 선포하는 담대한 제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십자가 보혈로 내 모든 더러운 죄를 씻어 정결케 하소서.
- 세상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과 용기를 주소서.
- 내 삶의 일터에서 예수님만이 나의 왕이 되심을 선포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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