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259장, 예수 십자가에 흘린 피로써
- 새 찬송가 285장, 주의 말씀 받은 그 날
서론: "참기 힘든 억울함 앞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인간의 가장 아프고도 부끄러운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말씀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삶의 자리에서 도저히 참기 힘든 억울함을 겪거나, 깊은 상처를 입었을 때 보통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혹은 내가 가장 아끼는 가족이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상처 입었을 때, 우리 마음 안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불길이 일어납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라고 말씀하시며, 우리 인간 속에 깊이 뿌리박힌 복수심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정의’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정당함 뒤에 숨어 보복의 칼날을 날카롭게 갈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야곱의 아들들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동생 디나가 욕을 당했을 때, 오빠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공의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 칼을 빼 들었습니다.
훗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베드로가 칼을 뽑았을 때, 예수님은 이렇게 경고하셨습니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야곱 가문은 예수님의 이 경고를 수천 년 앞서 무시한 채, 복수라는 괴물에게 자신을 내어주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한 비극뿐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새벽에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날 선 칼날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기를 원합니다. 내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평화가 우리를 다스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본론
1. 거룩한 상징을 욕망의 도구로 삼지 마십시오.
먼저 18절부터 24절까지의 상황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추장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은 야곱 아들들의 제안을 듣고 매우 흡족해했습니다. 그들은 곧장 성문 어귀로 달려가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들의 신앙적 동기가 얼마나 세속적인지를 보게 됩니다.
23절을 보십시오. 그들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 창세기 34:23, 그러면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그들의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다만 그들의 말대로 하자 그러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거주하리라
세겜 사람들에게 할례라는 의식은 하나님과의 언약으로 들어가는 거룩한 결단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야곱 가문의 막대한 부를 차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사소한 ‘통행료’에 불과했습니다. 종교적 형식이 철저히 경제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아들들은 한술 더 뜹니다. 그들은 이 거룩한 할례를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위한 ‘살인 함정’으로 설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그 구별된 백성의 징표가, 누군가의 생명을 끊어놓기 위한 잔인한 미끼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성소모독이며 영적 타락의 극치입니다.
성도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거룩한 것을 나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는 순간, 신앙은 독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시며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라고 꾸짖으셨던 말씀을 잊지 마십시오. 기도가 나의 성공을 위한 주문이 되고, 예배가 나의 경건함을 뽐내는 장식품이 될 때,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혹시 하나님과 ‘거래’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이만큼 예배드리고 헌금했으니, 하나님은 당연히 내 자녀를 축복하고 내 사업을 번창시켜 주셔야 한다”는 논리는 세겜 사람들의 생각과 무엇이 다를까요?
하나님은 우리의 욕망을 채워주는 자판기가 아닙니다. 거룩함은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우리 삶의 최종적인 목적이어야 합니다. 나의 유익을 위해 거룩함을 이용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나님의 거룩한 뜻 앞에 나의 모든 욕망을 굴복시키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 인간의 복수는 결코 평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이제 25절 이하의 말씀을 통해 인간의 보복이 가져오는 참혹한 결말을 묵상해 봅시다. 할례를 받은 지 삼 일째 되던 날, 남자들의 통증이 가장 심할 때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일어납니다.
그들은 죄를 지은 세겜 한 사람만 벌하지 않았습니다. 성읍의 모든 남자를 죽이고, 여인과 아이들을 사로잡으며, 모든 재물을 약탈했습니다. 이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통제되지 않는 광기 어린 복수일 뿐입니다.
성도 여러분, 인간의 복수는 언제나 과도합니다. 내 상처를 씻겠다고 타인의 생명을 짓밟는 복수는 절대로 평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야곱은 아들들의 잔인한 행동을 보고 이렇게 탄식합니다.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이 땅의 주민에게 악취를 풍기게 하였도다.”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의 빛이 되기는커녕, 세상보다 더한 악취를 풍기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에 대한 아들들의 대답을 보십시오. 31절에서 그들은 항변합니다.
- 창세기 34:31, 그들이 이르되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옳으니이까
이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을지 모릅니다. 동생을 아끼는 마음도 정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었습니다. 바로 스스로가 ‘심판자’의 자리에 앉아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억울할 때 내 손에 칼을 쥐고 싶어 합니다. “내가 저 사람을 반드시 무너뜨리리라”라는 복수심이 우리를 지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때가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순간임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진정한 대안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십자가입니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는 온갖 억울함과 모욕을 당하셨지만, 보복의 칼을 들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은 칼을 휘두르는 대신 자신의 옆구리를 칼에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죽이는 복수의 사슬을 끊어버리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손에 들린 그 미움의 칼, 보복의 칼을 내려놓으십시오. 내가 심판하려 하면 공동체에는 악취가 나지만, 내가 십자가 아래서 용서하고 인내할 때 그곳에 비로소 하늘의 평화가 임할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공의로운 심판을 맡기고,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화평케 하는 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결론: "하나님의 방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언약 백성이라 자부하던 야곱 가문의 가장 부끄러운 민낯을 보았습니다. 거룩한 예식을 살인의 도구로 만들고, 거짓과 폭력을 휘두른 그들의 모습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악취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떠날 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우리는 뼈아프게 깨닫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복음의 놀라운 신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부끄럽고 소망 없는 가문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죄가 가장 깊은 수렁으로 내려갔을 때도, 하나님의 은혜는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우리를 붙들어 주십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 이후, 창세기 35장에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 이것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너진 예배를 다시 세우고, 하나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영적인 초대입니다.
오늘 이 시간, 우리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봅시다. 혹시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복수의 칼을 품고 계신 분이 있나요?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향해 “내가 당한 만큼 똑같이 갚아주겠다”며 혈기를 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칼날은 다른 사람을 베기 전에 먼저 내 영혼을 파괴하고 공동체를 무너뜨립니다.
이제 그 칼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주님께서는 그 칼에 대신 찔리심으로 우리에게 참된 평화를 주셨습니다. 내 힘으로 나를 증명하려 하지 말고, 오직 성령의 능력에 나를 맡기십시오. 나의 판단과 분노를 멈추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신뢰하십시오.
오늘 이 아침, “주님, 나의 혈기가 아닌 주님의 은혜가 나를 다스리게 하옵소서. 나의 분노가 멈춘 그 자리에 주님의 평강이 흐르게 하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상처와 아픔 속에서 나의 혈기로 반응하지 않게 하소서. 시므온과 레위처럼 거룩한 것을 나의 유익을 위해 이용했던 어리석음을 회개합니다. 억울함은 주님께 맡기고, 저는 주님의 평화를 전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성령님, 오늘 하루 제 마음을 다스려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안의 분노를 다스리고 주님의 평강을 채우게 하소서.
- 신앙의 형식을 나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게 하소서.
- 우리 가정이 세상의 악취가 아닌 예수의 향기가 풍기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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