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14장,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 새 찬송가 321장, 날 대속하신 예수께
서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이른 새벽 시간,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본격적인 말씀에 앞서 사도행전 16장에 기록된 사도 바울의 일화를 먼저 나누고자 합니다.
바울은 2차 전도 여행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복음을 전하려는 치밀하고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이라고 단호하게 기록합니다. 자신의 가장 선한 계획마저 철저히 막혔을 때, 바울은 드로아로 내려가 밤을 지새우며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을 보여주십니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이 낯선 부르심 앞에서 바울은 고집을 꺾고 즉각 순종합니다. 사도행전 16장 10절은 "우리가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러라"라고 증언합니다. 내 길이 철저히 막혔을 때, 그것이 오히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새롭고 완벽한 길의 시작임을 겸손히 인정했던 것입니다.
본론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의 삶은 어떠합니까? 매일 아침 복잡한 출근길에 오르며, 팍팍한 살림살이와 끝이 보이지 않는 자녀들의 진로 고민 앞에서 우리는 자주 길을 잃은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늘 계획대로 수월하게 풀리기를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불안과 두려움에 빠집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의 걸음을 완벽하게 이끄시는 주권자 하나님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바울을 마게도냐로 이끄셨던 성령님께서, 오늘 본문 속 이삭과 리브가의 만남을 주관하시며 척박한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영원한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십니다.
1. 내 삶의 모든 걸음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음을 굳게 고백하십시오.
아브라함의 늙은 종이 주인의 명을 받고 먼 밧단아람까지 이르러 리브가를 만나게 된 모든 과정은 인간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기적이었습니다. 종이 우물가에서 마음속으로 기도한 그대로 리브가가 등장했고, 낙타들에게 물을 먹이는 헌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리브가의 오라비 라반과 아버지 브두엘조차 창세기 24장 50절에서 이렇게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창세기 24:50, 라반과 브두엘이 대답하여 이르되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이방 땅에 살던 그들조차 이 치밀하고 완벽한 만남 뒤에 섭리하고 계신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보았던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 아름다운 고백이 오늘 우리 입술의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내 성공은 내 노력 때문이라 교만하고, 실패는 환경 탓이라 원망합니다. 그러나 참새 한 마리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내 뜻대로 순탄하게 풀린 일도,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아 눈물 흘리며 돌아가야 했던 그 아픈 시간들조차도 결국은 나를 구원하시기 위한 '여호와께로 말미암은' 구속사적 은혜의 과정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조차 당신의 고난과 죽으심이 성부 하나님의 철저한 구원 계획으로 말미암았음을 아셨기에, 잠잠히 골고다를 걸어가셨습니다. 오늘 하루 일어나는 예측 불허의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적 다스리심을 온전히 인정하시고 믿음을 붙드시기 바랍니다.
2. 하나님의 인도하심 앞에 "내가 가겠나이다"라고 즉각적으로 결단하십시오.
하나님의 뜻임이 명확해졌지만, 곧바로 현실적인 난관이 등장합니다. 늙은 종은 지체 없이 주인의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으나, 리브가의 가족들은 "소녀로 하여금 며칠을 적어도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라고 애원하며 끈질기게 붙잡습니다. 정든 고향과 가족을 떠나는 혈육의 정 때문이었습니다. 먼 길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당장 웃으며 떠나보낼 수 있겠습니까?
종의 재촉과 가족들의 만류가 맞서는 가운데, 결국 결정권은 당사자인 리브가에게 넘어갑니다. 창세기 24장 58절을 우리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24:58, 리브가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
이 짧지만 강렬한 대답을 깊이 묵상해 보십시오. 낯선 신랑, 위험한 사막 길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녀는 망설임 없이 "내가 가겠나이다"(אֵלֵךְ, 엘레크)라고 선포합니다. 이 만남이 철저히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이루어졌음을 확신했기에, 환경의 두려움을 초월하여 리브가가 내린 영적 결단이자 거룩한 순종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다 알면서도 현실의 장벽 앞에서는 늘 "며칠만 더 머물게 하소서"라며 핑계를 댑니다. 일이 바쁘니까, 재정이 부족하니까 우리의 영적 헌신을 끝없이 뒤로 미룹니다. 그러나 겟세마네 동산의 고뇌 속에서도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며 기꺼이 십자가를 향해 '가겠나이다' 결단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보십시오. 주님의 즉각적인 순종이 죽어가는 우리를 살렸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찔림을 주시는 성령의 감동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리브가처럼 즉각적인 순종의 발걸음을 내딛으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3. 불확실성 속에서 영적으로 깨어 묵상할 때 참된 위로(נחם, 나함)를 얻습니다.
리브가가 그 험한 광야 길을 건너 언약의 땅으로 오고 있을 때, 신랑 이삭은 가나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창세기 24장 63절은 이삭의 거룩한 일상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 창세기 24:63,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이삭은 어머니 사라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감 속에 있었고, 종이 신부를 무사히 데려올지 초조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삭은 해가 서서히 저무는 고독한 시간에 들판에 나가 조용히 하나님을 '묵상'(שׂוּחַ, 수아흐)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의 아픔을 기도로 아뢰며, 언약의 하나님과 교제하는 영적 깨어있음의 자리를 지킨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도의 자리에서 신부를 기다리는 이삭의 눈앞에 마침내 리브가를 데려오십니다. 성경은 이 만남의 결론이자 핵심 키워드를 우리 가슴에 새겨줍니다. 창세기 24장 67절입니다.
- 창세기 24:67,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성도 여러분, 여기서 '위로를 얻었더라'에 쓰인 히브리어 원어는 바로 '나함(נחם)'입니다. 이 '나함'은 감정적 위로와 함께, 죽음의 상실을 새로운 생명의 잉태로 완전히 덮어버리시는 하나님의 강력하고 최종적인 위로를 의미합니다.
이 '나함'의 위로는 역사의 마지막 날, 영광의 신랑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재림하실 때 주어지는 완전하고도 참된 위로와 안식입니다. 세상이 주는 형식적인 위안이 아니라 영원한 평강인 것입니다.
결론
말씀을 맺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때로는 바울의 막혀버린 선교 여행 같고, 이삭의 캄캄한 밤 같을지 모릅니다. 매일의 출근길이 무겁고 내일의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막막함 속에서도 가장 선한 언약의 길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오늘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 리브가처럼 "내가 가겠나이다"라고 담대히 결단하십시오. 그리고 이삭처럼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을 묵상하십시오. 성령께서 흔들리는 걸음을 굳게 붙드실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성취된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함(נחם)', 그 하늘의 참된 위로가 오늘 여러분의 상한 심령과 치열한 일터 위에 충만하게 흘러넘치기를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살아계신 주님, 때론 우리의 계획이 막히고 두려움이 앞설지라도 우리를 가장 선한 길로 이끄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리브가처럼 지체 없이 "내가 가겠나이다" 순종하게 하시고, 이삭처럼 들에서 주님을 묵상하는 영성을 허락하옵소서. 십자가로 완성하신 언약 안에서 생명의 '나함', 그 참된 위로를 누리며 오늘 하루도 넉넉히 승리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고집을 꺾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즉각 순종하게 하소서.
-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도 "내가 가겠나이다" 결단하게 하소서.
- 고독한 묵상의 시간을 통해 참된 위로를 경험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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