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279장, 인애하신 구세주여
- 새 찬송가 292장, 주 없이 살 수 없네
서론: 밤잠을 설치게 하는 그 이름
성도 여러분,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죽기보다 싫거나 두려웠던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으셨나요? 과거에 내가 준 상처 때문에, 혹은 내가 받은 아픔 때문에 특정 인물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온몸이 굳어버리는 그런 경험 말입니다.
성경 속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열왕기상 19장을 보면,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850명을 이기고 하늘의 불을 내렸던 그 당당한 엘리야가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바로 이세벨이라는 여인의 서슬 퍼런 위협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죽음의 공포를 느낀 엘리야는 광야로 도망쳐 로뎀나무 아래에서 "차라리 저를 죽여달라"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위대한 승리자도 관계의 위협 앞에서는 이토록 연약한 인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야곱도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20년 전 형의 축복을 가로채고 도망쳤던 야곱에게 '에서'라는 이름은 평생을 따라다닌 지울 수 없는 문신과도 같은 트라우마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형이 4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온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야곱의 심장이 얼마나 떨렸겠습니까? 엘리야가 느꼈던 그 공포보다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인간관계의 갈등과 두려움은 우리 삶의 평안을 앗아가는 가장 치명적인 고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로 그 절망의 끝에서 놀라운 반전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관계의 장벽 사이로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스며드는지 함께 목격하시기를 소망합니다.
본론
1. 변화된 야곱, 앞서 나가는 겸손
오늘 본문 3절에는 야곱에게 일어난 위대한 영적 변화가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33:3,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여러분, 얍복강을 건너기 전까지만 해도 야곱은 철저한 계산가 그 자체였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자기 생명을 지키려고 가족과 재산을 방패 삼아 뒤로 숨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씨름하며 환도뼈가 부러지고, '야곱'이 아닌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그는 이제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비겁하게 숨지 않습니다. 절뚝거리는 다리로, 그러나 가장 당당하게 가족들보다 먼저 "앞서" 나갑니다. 이것은 단순한 위치 이동이 아닙니다. 내 자아가 죽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로 거듭났다는 상징적인 걸음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우리는 열왕기하 5장의 나아만 장군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는 위대한 용사였지만 옷 안에는 나병이라는 죽음의 흔적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엘리사 선지자는 그에게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나아만은 분노했습니다. 왜 그러했습니까? "내 생각에는"이라는 교만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병거에서 내려와 요단강 흙탕물 속에 자신의 화려한 군복과 계급장을 벗어던지고 일곱 번 몸을 잠갔습니다. 바로 그 '일곱 번의 낮아짐' 끝에 그의 살이 어린아이처럼 회복되었습니다.
오늘 야곱이 에서 앞에서 '일곱 번 땅에 굽히는' 모습도 이와 같습니다. 20년간 쌓인 증오라는 나병을 치유하기 위해,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부서진 마음으로 형에게 나아간 것입니다. 내가 먼저 죽고, 내가 먼저 낮아질 때 하나님은 비로소 일하기 시작하십니다. 여러분, 내가 먼저 굽힐 때 하나님은 상대방의 마음속에 있는 복수의 칼날을 녹이시는 줄 믿습니다.
주님도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늘 영광의 병거에서 내려와 십자가라는 가장 낮은 요단강에 자신을 온전히 잠그셨습니다. 오늘 우리 가슴 속에 아직도 "내 생각에는"이라는 교만이 살아있지는 않습니까? 이 시간,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자존심을 내려놓읍시다. 내가 먼저 앞서 나가 굽힐 때, 하나님은 우리가 풀 수 없었던 관계의 실타래를 기적처럼 풀어주실 것입니다.
2. 에서의 마음을 녹이신 하나님의 얼굴
야곱이 죽음을 각오하고 일곱 번 땅에 절하며 나아갔을 때, 기적 같은 광경이 펼쳐집니다. 4절을 우리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33:4,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20년 동안 칼을 갈며 복수만을 꿈꿨을 것 같은 에서가, 동생을 보자마자 모든 무장을 해제하고 달려옵니다. 야곱은 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본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여러분, 이 극적인 반전은 야곱의 말재주나 예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을 만지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이었습니다. 열왕기하 6장에서 아람 군대가 엘리사를 잡으려 할 때, 엘리사는 기도로 그들의 눈을 어둡게 한 뒤 사마리아 성으로 인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왕은 그들을 다 죽이려 했지만, 엘리사는 원수들인 그들에게 오히려 풍성한 잔치를 베풀어 돌려보내게 합니다. 그러자 성경은 "아람 군사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땅에 들어오지 못했다"라고 기록합니다. 하나님은 칼이 아니라 '자비'로 원수의 마음을 녹이셨습니다.
오늘 에서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도 바로 이것입니다. 야곱이 얍복강에서 씨름하는 동안, 하나님은 이미 에서의 마음속에 있던 증오의 눈을 감기시고 긍휼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야곱이 고백한 "하나님의 얼굴"은 곧 형의 얼굴에 비친 하나님의 용서였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삶에도 도저히 풀리지 않는 '에서'와 같은 존재가 있습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적대감이 사라지지 않는 관계가 있습니까? 기억하십시오.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열쇠는 우리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내가 먼저 하나님 앞에서 씨름하며 내 자아를 꺾고 나아갈 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만지기 시작하십니다.
십자가는 화해의 정점입니다.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를 위해 주님은 친히 화목 제물이 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십자가의 은혜를 힘입어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얼굴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당신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봅니다"라는 야곱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가정과 일터의 고백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결론: 이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으로
야곱은 형 에서와 화해한 후, 드디어 약속의 땅 가나안의 관문인 세겜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가장 먼저 제단을 쌓으며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다"라는 고백입니다.
평생을 자신의 꾀와 수단으로 살아왔던 야곱이 이제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완전히 굴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주시는 진정한 평안, 즉 '샬롬'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20년 동안 그를 짓눌렀던 공포가 마침내 예배의 찬송으로 바뀐 순간입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두려움과 깨어진 관계의 실타래를 주님의 제단 앞에 겸손히 맡기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걸고 맺으신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신실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야곱처럼 하나님 앞에서 먼저 씨름하며 내 자아를 꺾을 때, 하나님께서는 닫혔던 상대방의 마음 문을 여시고 우리를 회복의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힘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걷기로 결단하십시오. 성령의 능력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여주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야곱의 두려움을 찬송으로 바꾸신 것처럼 우리 삶의 얽힌 관계들을 풀어주옵소서. 내가 먼저 낮아지게 하시고, 상대방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발견하게 하옵소서. 우리 삶의 진정한 평화는 오직 주님께로부터 옴을 고백하며, 오늘도 평화의 도구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는 은혜를 우리 교회와 나라와 민족에 내려 주소서.
- 먼저 낮아지는 겸손한 용기를 내 삶 속에서 허락하소서.
- 우리 가정이 화목의 처소가 되게 인도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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