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10장, 아 하나님의 은혜로
- 새 찬송가 435장, 나의 영원하신 기업
서론: 우리 삶의 자취를 닮은 요셉의 가정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른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뚫고 주님 앞에 나오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봉독한 본문은 마치 우리네 인생사를 그대로 옮겨 놓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사실 우리 삶에서 가장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야 할 곳이 어디입니까? 바로 가족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가장 깊고 아린 상처를 남기는 곳도 바로 그 울타리 안일 때가 많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명절 증후군'이나 부모의 '편애'라는 단어는 수천 년 전 야곱의 가정이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참 씁쓸한 현실이지요.
특히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샬롬(שלום)'입니다. 히브리어로 '샬롬'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모든 관계가 온전하고 조화로운 '평강'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 속 야곱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이 '샬롬'이 완전히 깨어져 있습니다. 아버지는 한 아들만 유독 아끼며 채색옷을 입혔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형제들의 마음엔 질투라는 독버섯이 자라났습니다. 결국 4절 말씀처럼, 형들은 요셉에게 '샬롬'의 인사, 즉 평안한 말 한마디조차 건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본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가장 사랑해야 할 형제들 사이에서 평화가 조각난 이 현실이 바로 우리가 마주한 깨어진 세상의 모습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하나님은 왜 하필 이런 엉망진창인 가족사 한복판에서 당신의 위대한 구원 역사를 시작하시는 걸까요?"
우리가 '인생의 세겜'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길을 걸을 때, 소중한 사람들에게 거절당해 마음의 평강을 잃어버렸을 때, 과연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오늘 이 시간, 그 찢겨진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하나님의 세밀한 섭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인간의 허물 속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
야곱은 요셉을 노년에 얻었다는 이유로 유독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의 확증으로 입혀준 '채색옷'은 요셉에게는 따스한 보호막이었겠지만, 다른 형제들에게는 차별과 소외의 상징이었습니다. 4절은 그 고통스러운 침묵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 창세기 37:4, 그의 형들이 아버지가 형들보다 그를 더 사랑함을 보고 그를 미워하여 그에게 편안하게 말할 수 없었더라
여기서 말하는 '평안' 역시 '샬롬'입니다. 가족이라면 마땅히 주고받아야 할 축복의 인사가 증오의 벽에 가로막힌 것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날 선 말들만 오가는 상황, 이것이 바로 죄 아래 놓인 우리 인간의 비극적인 실상입니다.
야곱의 편애는 지혜롭지 못했고, 형들의 증오는 살의에 가까울 만큼 잔인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여기서 놀라운 영적 사실을 발견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런 '불완전한 재료'들을 사용하신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완벽하게 도덕적인 가문이나 화목한 사람들만을 골라 도구로 삼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기와 질투로 얼룩진 이 거칠고 비틀어진 가족의 역사 속으로 하나님은 친히 걸어 들어오십니다. 우리 가정이 아무리 부족해 보이고 내 삶에 숨기고 싶은 상처가 많아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그 자리에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흠결마저 아름답게 사용하여 주님의 선한 일을 이루어 가시는 줄 믿습니다.
2. 꿈, 고난의 시작이자 견딤의 이유
요셉은 인생을 뒤바꿀 두 번의 꿈을 꿉니다. 곡식 단이 절하고 해와 달과 별들이 절하는 이 장엄한 광경은 요셉 개인의 성공 신화가 아니었습니다. 장차 온 세상을 흉년에서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일방적이고도 주권적인 계시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 하늘의 비전이 요셉의 일상에 들어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형통함이 찾아왔습니까? 아닙니다. 현실은 더 깊은 미움과 고립으로 치달았습니다. 10절을 보면 그를 가장 아꼈던 아버지 야곱조차 요셉을 꾸짖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영적 원리를 발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비전이 우리 삶에 심겨질 때, 그것은 때로 축복의 노래가 아니라 고난의 서막으로 다가옵니다. 꿈이 크고 찬란할수록 우리가 통과해야 할 연단의 골짜기는 더 깊고 어두울 수 있습니다. 요셉은 꿈을 꾸었기에 버림받아야 했고, 그 꿈을 지키기 위해 노예의 길을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11절은 우리에게 소중한 소망의 씨앗을 보여줍니다.
- 창세기 37:11, 그의 형들은 시기하되 그의 아버지는 그 말을 간직해 두었더라
야곱은 비록 요셉을 꾸짖었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이 꿈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마음의 창고에 쌓아 두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당장의 현실이 여러분이 받은 약속과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 같아 낙심하고 계십니까? 꿈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하나님이 이루시는 방법 또한 하나님의 때에 가장 완벽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 겪는 고난은 여러분의 꿈을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꿈을 담을 수 있는 더 큰 그릇으로 여러분을 빚어가는 거룩한 훈련인 줄 믿으시길 바랍니다.
3. 거절당한 사랑, 세겜으로 향하는 순종
어느 날 야곱은 요셉을 멀리 세겜으로 보냅니다. 형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지요. 당시 세겜은 야곱 집안 사람들에게 피의 보복이 두려운 위험한 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형들은 요셉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요셉도 그 싸늘한 시선을 왜 몰랐겠습니까?
하지만 요셉의 반응을 보십시오. 그는 단 한마디의 토도 달지 않습니다. 1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37:13,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이르되 네 형들이 세겜에서 양을 치지 아니하느냐 너를 그들에게로 보내리라 요셉이 아버지에게 대답하되 내가 그리하겠나이다
'내가 그리하겠나이다'라는 대답과 함께 요셉은 길을 나섭니다. 요셉의 순종은 아버지의 심부름에 대한 순종을 넘어서서, 목숨을 건 순종이었습니다.
세겜에 도착했지만 형들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넓은 들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요셉에게 성경은 '어떤 사람'이 나타났다고 기록합니다. 그 낯선 이는 형들이 도단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해줍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우연한 만남 같지요? 하지만 이것은 길 잃은 요셉의 발걸음을 기어이 하나님의 계획 속으로 밀어 넣으시는 '보이지 않는 손', 즉 하나님의 개입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를 예비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가야 할 목적지로 반드시 인도하십니다. 우리는 이 요셉의 뒷모습에서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봅니다.
아버지가 보내신 길을 따라, 자신을 거절하고 죽이려 하는 형제들을 찾아 험한 길을 마다치 않고 걸어갔던 요셉처럼, 우리 예수님께서도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죄악 가득한 세상으로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내가 그리하겠습니다"라는 고백으로 십자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신 그분의 순종이, 오늘 죽어 마땅한 우리를 살리고 영원한 샬롬을 선물해 주신 줄 믿습니다.
결론: 섭리의 손길을 신뢰하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요셉의 아름다운 채색옷이 찢기기 직전, 그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을 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형제들의 질투가 승리하는 것 같고, 하나님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을 들어 보십시오. 하나님은 지금 이 갈등과 고통 너머에서, 요셉을 '애굽'이라는 더 큰 구원의 무대로 옮기기 위한 완벽한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찢겨진 옷은 훗날 총리의 관복으로 바뀔 것입니다. 가로막힌 대화는 온 민족을 살리는 화해의 선언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떻습니까? 혹시 가까운 이들에게 오해를 사고 미움받는 외로운 현장에 서 계십니까? 아니면 최선을 다했음에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세겜의 들판'에 홀로 남겨진 기분입니까?
결코 낙심하지 마십시오. 우리 주님께서 그 외로운 길을 먼저 걸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성령의 능력으로 여러분의 손을 붙잡고 계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결코 실수하지 않는 위대한 화가이십니다. 어두운 색조의 고난조차도 주님의 손에 들리면 찬란한 영광의 명작을 만드는 아름다운 배경이 됩니다.
오늘 하루, 내 눈앞의 깨어진 현실보다 그 너머에서 신실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전적으로 신뢰합시다. 요셉처럼 묵묵히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주님, 오늘 요셉의 삶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주님의 열심을 봅니다. 우리 가정의 아픔과 관계의 멍울들을 주님 손에 올려드립니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의 길을 걸을 때에도, 우리를 위해 십자가 길을 먼저 걸으신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주의 평안을 전하는 통로가 되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갈등 중에도 주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끝까지 인내하게 하소서.
- 우리 가정이 시기와 질투를 넘어 용서와 사랑으로 회복되게 하소서.
- 길을 잃은 영혼들에게 만남의 축복을 주사 인도자를 만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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