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435장, 나의 영원하신 기업
- 새 찬송가 491장,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서론: 진짜 가야 할 고향을 아는 나그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을 걷다 보면, 가끔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에 마음을 빼앗겨 걸음을 멈추곤 합니다. 혹은 여행을 갔다가 잠시 머무는 호텔 방이 너무 아늑해서, 아예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안락한 의자'를 원합니다. 저도 큰 창 앞에 흔들의자를 두고서 천천히 흔들거리는 의자에 앉아서 창 밖을 바라보는 삶을 꿈꿉니다. 이처럼, 힘겨운 일상 속에서 내 몸 하나 편히 뉘일 공간, 나를 안전하게 지켜줄 재정과 환경을 갖추는 일은 우리 삶의 중요한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속 이스라엘 가족들이 바로 그러한 달콤한 안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47장 27절은 이스라엘이 애굽 고센 땅에 머무르며 그곳에서 생업을 얻고 생육하며 번성했다고 기록합니다. 기근을 피해 도망치듯 내려온 피난길이었는데, 요셉의 은덕으로 애굽에서 가장 기름진 고센 땅을 차지하고 큰 부를 일구었습니다. 자녀들도 많아졌고,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해졌습니다. 삶이 이 정도로 안정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아, 여기가 좋사오니, 그냥 여기서 평생 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고센 땅은 그들에게 더 이상 임시 거처가 아니라, 영원히 머물고 싶은 안식처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오늘 본문을 통하여 우리는 147세가 되어 죽음을 눈앞에 둔 한 노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는 바로 야곱입니다. 그는 고센 땅의 풍요로움에 취해 잠들어 있던 이스라엘 가족들의 영혼을 깨우는 장엄한 선언을 던집니다.
"나를 애굽에 장사하지 말라.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
야곱은 지금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요? 화려하고 안락한 애굽을 두고, 왜 굳이 멀고 황량한 가나안 땅의 막벨라 굴로 가려 하는 것일까요? 오늘 이 새벽, 우리는 야곱의 마지막 유언을 통해 우리가 진짜 마음을 두고 살아가야 할 영원한 고향이 어디인지를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본론
1. 고센의 번성 속에서도 영원한 본향을 바라보라.
야곱은 애굽에서 보낸 17년 동안 자손들이 크게 번성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애굽에 정착하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죽음의 기한이 가까워지자 아들 요셉을 급히 부릅니다. 그리고 그의 환도뼈 아래에 손을 넣게 하고 엄숙한 맹세를 요구합니다. 29절을 보십시오.
- 창세기 47:29, 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네 손을 내 허벅지 아래에 넣고 인애와 성실함으로 내게 행하여 애굽에 나를 장사하지 아니하도록 하라
야곱은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누리는 고센 땅의 풍요는 금방 사라질 안개와 같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애굽의 궁궐도, 비옥한 델타 지대의 목초지도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대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굳이 맹세(שָׁבַע, 샤바)까지 받아내며 가나안 매장을 청원한 이유는, 남아있는 후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서였습니다. "너희의 집은 이곳 애굽이 아니다. 너희는 언젠가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야 할 나그네들이다!"라는 엄숙한 신앙의 이정표를 세운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봅시다. 혹시 우리도 지금 누리고 있는 세상의 편리함과 안락함에 정착하여, 진짜 가야 할 하늘 소망을 잊어버리지는 않았습니까? 직장이 안정되고, 자녀들이 계획한 일이 잘 이루어지고,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가 영적으로는 가장 위험한 때일 수 있습니다. 세상의 고센 땅이 너무 좋아서 하늘의 가나안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더 나은 영원한 처소를 예비하러 가셨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은 우리를 세상의 종살이에서 건져내어 하늘의 시민으로 삼아주신 은혜의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하루를 살아갈 때 이 땅의 풍요에 시선을 빼앗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 땅의 나그네입니다. 언제나 영원한 본향인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주님이 주시는 참된 평안을 누리는 복된 믿음의 순례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 전능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가슴에 새기라.
야곱은 장차 자신의 시신을 가나안 땅에 이장해 달라고 요셉에게 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약속을 다음 세대에게 유언으로 남깁니다. 창세기 48장으로 넘어오면 야곱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요셉이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데리고 찾아옵니다. 늙고 기력이 다해 누워 있던 야곱은 아들이 왔다는 소식에 힘을 내어 침상에 앉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자신이 젊은 날, 절망의 도망길 중에서 만났던 전능하신 하나님, 즉 אֵל שַׁדַּי (엘 샤다이)를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3절을 보십시오.
- 창세기 47:3, 요셉에게 이르되 이전에 가나안 땅 루스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이 내게 나타나사 복을 주시며
야곱은 그 이름의 의미처럼 남들의 발 뒤꿈치를 붙잡는 경쟁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평생 자신의 지혜와 꾀로 살아보려 버둥거렸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황혼에서 깨달은 사실은, 자신의 노력이나 애굽의 권세가 자신을 살린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약만이 자신을 붙들어 주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야곱은 그 전능하신 하나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기업(אֲחֻזַּת עוֹלָם, 아후잣 올람)'을 요셉의 두 아들에게 물려주려 합니다.
야곱은 요셉의 두 아들을 자신의 친아들로 입양합니다. 세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대제국 애굽의 총리 자녀들이라는 화려한 신분을 버리고, 나그네 지파에 불과한 이스라엘의 가문에 편입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애굽의 부귀영화보다 하나님의 언약 안에 머무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존귀하다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자녀들에게, 그리고 믿음의 다음 세대들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남겨주려 애쓰고 있습니까? 내가 평생을 통하여 모은 재산이나 세상에서의 좋은 스펙을 물려주는 일보다 훨씬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만난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을 들려주고 가르쳐 주는 일입니다. 내가 인생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 나를 만나주시고 신실하게 인도해 주셨던 그 하나님의 사랑을 자녀들의 가슴에 심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격이 없는 이방인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덕분에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 입양되었습니다. 이 엄청난 영적 입양의 은혜를 입은 우리가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유산은 오직 복음밖에 없습니다. 오늘 이 새벽, 내 삶의 벧엘에서 나를 만나주신 전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합시다. 그리고 그 사랑과 은혜를 우리의 가정과 일터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겸손히 증거하고 간증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결론: 주님의 침상 머리에서 드리는 경배
성도 여러분, 야곱은 요셉의 맹세를 들은 후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를 드렸습니다. 힘없이 흔들리는 육신이었지만, 그의 영혼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품 안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안했습니다.
우리의 인생길도 언젠가는 쇠하여지고, 우리가 든든하게 붙잡고 있던 세상의 것들도 안개처럼 사라질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영원한 본향이 있고, 절대로 변하지 않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우리 힘만으로는 이 믿음의 순례 길을 온전히 걸어갈 수 없음을 겸손히 고백합시다. 오직 성령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세상의 고센 땅이 주는 유혹을 이겨내고 오직 하늘의 가나안을 바라봅시다. 우리의 가정과 자녀들에게 믿음의 아름다운 유산을 전해주는 신실한 주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오늘도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의 언약 위에 우리의 인생을 굳게 세우기를 원합니다. 애굽의 풍요로움에 안주하지 않고, 주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신실한 순례자의 삶을 살게 하옵소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세상의 물질보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게 하시고, 매 순간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믿음으로 승리하는 복된 날이 되도록 붙잡아 주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세상의 안락함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하늘 본향을 늘 갈망하게 하소서.
- 자녀들에게 세상의 성공이 아닌 언약의 하나님을 유산으로 남기게 하소서.
- 약해지는 육신 속에서도 전능하신 하나님만 끝까지 예배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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