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38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 새 찬송가 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서론
성도 여러분, 혹시 내비게이션 없이 낯선 길을 가다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우리가 하는 첫 번째 일은 다시 '아는 길'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야곱이 바로 그런 상황이지요. 벧엘로 가겠다고 약속하고 하란을 떠났지만, 그는 어느새 풍요로운 '세겜'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그 안일함의 결과는 참으로 참혹했습니다. 딸 디나가 겪은 수욕과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은, 그가 영적 궤도를 이탈했음을 알리는 아픈 경고음이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모습은 출애굽기 속 이스라엘 백성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광야로 불러내어 '예배하는 백성'으로 세우려 하셨지만, 백성들은 조금만 지체되고 힘이 들면 금세 마음이 '애굽'으로 향했습니다.
"애굽의 종살이 중에도 고기 가마 곁이 더 좋았는데..."라며 불평하던 그들의 모습, 하나님과의 첫 사랑을 잊고 금송아지라는 가짜 위안에 매달렸던 그들의 모습이 혹시 오늘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요? 하지만 여러분,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범죄한 백성들에게 다시 길을 떠나라고 명령하시며 임재를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위기 속에 떨고 있는 야곱에게도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은 안락한 세겜과 익숙한 애굽에 머물러 있습니까, 아니면 예배의 자리인 벧엘을 향하고 있습니까? 우리 삶의 영적 번아웃은 하나님과의 첫 사랑을 잊었을 때 찾아옵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동일하게 선포하십니다. "네 신을 벗고, 다시 내가 네게 명한 곳으로 올라가라!" 이 음성이 여러분의 영혼을 깨우는 복된 소식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소망합니다.
본론
1. 일어나 올라가라: 결단과 정결
오늘 본문은 야곱이 하나님의 명령 앞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벧엘로 가기 전, 그는 온 가족에게 단호하게 요청합니다. 2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35:2,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성도 여러분, 이 정결의 요청은 출애굽기 33장의 장면과 겹쳐집니다. 금송아지 사건 이후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장신구를 떼어내라"라고 명하셨지요. 야곱 가문의 귀고리나 이스라엘의 장신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없이도 나를 빛내줄 것 같았던 세상의 의지처였고, 세겜의 풍요를 갈망하는 욕망의 상징이었습니다.
야곱은 그 모든 우상과 귀고리를 상수리나무 아래 묻었습니다. 이것은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정결 또한 여기서 시작되는 줄 믿습니다. 우리가 의지하던 세상의 장신구를 십자가라는 나무 아래 묻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죄로 더러워진 누더기 옷을 입고 있을 때, 친히 보혈로 씻겨 주시고 거울처럼 맑은 의의 옷으로 갈아입혀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손에는 무엇이 들려 있습니까? 혹시 하나님보다 더 신뢰하는 세상 재물이나 인맥, 혹은 남몰래 즐기는 은밀한 죄의 장신구가 있지는 않습니까? 야곱처럼 단호하게 묻으십시오. '어쩔 수 없다'는 타협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라는 거룩한 세마포를 입으시길 바랍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의 추격을 끊어내고, 승리의 땅 벧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2. 엘벧엘: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드디어 야곱은 30년 전 하나님을 만났던 그 자리, 벧엘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가장 먼저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벧엘’이라 불렀습니다. 7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 창세기 35:7, 그가 거기서 제단을 쌓고 그 곳을 엘벧엘이라 불렀으니 이는 그의 형의 낯을 피할 때에 하나님이 거기서 그에게 나타나셨음이더라
'벧엘'이 하나님의 집이라면, '엘벧엘'은 ‘벧엘의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장소의 거룩함보다, 그 장소에 임재하시는 '하나님 그분'께 온전히 집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30년 전 야곱에게 벧엘은 그저 두려움을 피할 피난처이자 복을 받아내야 할 기회의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야곱은 깨닫습니다. "나를 지키시고 인도하신 분은 거룩한 땅이 아니라, 바로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주신 하나님이셨구나!"
하나님은 이런 야곱의 변화를 보시고 그의 이름을 다시 한번 ‘이스라엘’이라 확증해 주십니다. '루스'라는 옛 이름, 즉 편도나무처럼 흔들리던 인생이 이제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사는 자로 완전히 재정의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영적 성숙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집'인 교회나 우리가 받는 '복' 자체에만 매몰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회복은 복의 내용이 아니라 복을 주시는 하나님 자체를 사랑할 때 일어납니다. 기도의 응답이라는 결과물만 바라보는 신앙에서 벗어나, 응답을 주시는 주님의 얼굴을 구하십시오. 삶의 환경은 여전히 광야 같을지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면 여러분의 삶은 이미 가장 복된 벧엘이 될 줄 믿습니다.
3. 고난 속에서도 흐르는 언약의 계보
벧엘에서 큰 은혜를 경험하고 내려오는 길, 야곱은 인생에서 가장 슬픈 소식을 마주합니다. 평생 사랑했던 라헬이 막내아들을 낳다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큰아들 르우벤은 끔찍한 죄를 저지릅니다. 은혜의 장소 바로 옆에 죽음의 골짜기가 있고, 제단의 향기가 가시기도 전에 죄의 악취가 진동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 땅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이 비극 속에서 우리는 소망을 봅니다. 18절을 보십시오.
- 창세기 35:18, 그가 죽게 되어 그의 혼이 떠나려 할 때에 아들의 이름을 베노니라 불렀으나 그의 아버지는 그를 베냐민이라 불렀더라
라헬은 죽어가며 아들의 이름을 '베노니', 즉 '슬픔의 아들'이라 불렀지만, 아버지 야곱은 그를 '베냐민', '오른손의 아들'이라 바꾸어 부릅니다.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겠다는 믿음의 결단입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신비입니다. 인류의 가장 참혹한 죄와 죽음이 교차했던 갈보리 언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피어났듯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우리의 연약함 때문에 결코 중단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실수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훨씬 더 큽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도 라헬의 죽음 같은 상실이나, 가족의 아픔이 있습니까? 기억하십시오. 우리가 무너졌을 때에도 하나님의 언약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습니다. 내 인생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찍으십니다. 슬픔의 아들 베노니를 승리의 아들 베냐민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고난 중에도 우리를 붙드시는 그 은혜를 붙드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결론
파란만장했던 야곱의 인생은 '벧엘'로 돌아옴으로써 비로소 영적인 정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세겜의 무질서가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평온과 질서로 바뀐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회복해야 할 벧엘은 구체적으로 어디일까요? 그것은 주님과 단둘이 대면하는 은밀한 기도의 자리이며, 십자가의 보혈이 내 영혼을 적시는 복음의 감격이 살아 숨 쉬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이 자리를 지키며 믿음의 궤도로 돌아올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완벽하게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힘이 아닌 오직 성령의 권능을 의지합시다. 내 손에 움켜쥐었던 세속의 우상들을 과감히 내어 던지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께로 다시 힘차게 달려가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자비로우신 하나님, 세겜의 안락함에 취해 벧엘의 약속을 잊었던 저희를 용서하옵소서. 삶의 위기 속에서 다시 "올라가라"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우리 마음속 이방 신상을 십자가 아래 묻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 제단 앞에 서게 하소서. 슬픔과 고난 중에도 언약을 이루시는 주님만 신뢰하며, 오늘 하루를 '이스라엘'의 승리로 채워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안의 우상을 버리고 정결한 신앙을 회복하게 하소서.
- 환경보다 크신 엘벧엘의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하소서.
- 우리 가정이 하나님만 섬기는 언약의 통로 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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