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묵상] 사사기 17장 1-13절, 내 주머니 속에 갇힌 하나님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10월 4일 묵상] 사사기 17장 1-13절, 내 주머니 속에 갇힌 하나님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사사기 17장 1-13절, 내 주머니 속에 갇힌 하나님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
  • 새 찬송가 415장, 십자가 그늘 아래


서론


찬 바람이 옷깃을 제법 파고드는 시월 첫 주일 새벽입니다. 지난 추석 명절 전, 교회 사무실에서 책을 읽다가 설교를 위한 아이디어를 적어 두었던 포스트잇이 감쪽같이 사라져 한참을 뒤진 적이 있습니다. 책상 위는 물론이고 거실 소파 밑, 심지어 부엌 찬장 앞까지 샅샅이 뒤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보던 책의 책갈피로 붙여 두었더군요. 황당한 마음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생도 가만 보면 이와 참 닮았습니다. 참된 평안과 안식은 이미 주님의 은혜 안에 있는데, 우리는 엉뚱한 곳을 헤매며 내 힘으로 평안과 안식을 얻으려고 온종일 종종걸음을 치곤 합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요.


본론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 속의 미가라는 인물이 바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은을 슬쩍 훔쳤다가 저주가 무서워 돌려주고는, 그 돈으로 그럴듯한 신상을 깎아 집안에 모셔두었지요. 길 가던 레위 청년 하나를 삯을 주고 데려와 개인 제사장으로 삼고 나서는, 이제 하나님이 내게 복을 주실 것이라며 흐뭇해합니다.

그런데, 우상 숭배의 본질은 하나님을 우리 주머니 속에 집어넣어 그분을 조종하려는 데 있습니다. 내 뜻대로 움직여주는 편리한 신을 바라는 욕심, 그것이 미가의 신당이었으며 어쩌면 오늘 우리 가슴속에 숨겨둔 부끄러운 신당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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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 맡길 때 평안이 시작됩니다.

우리 먼저 5절을 읽어 봅시다.

  • 사사기 17:5, 그 사람 미가에게 신당이 있으므로 그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한 아들을 세워 그의 제사장으로 삼았더라

이 구절에서 '세워'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말레 야드'(מִלֵּא יָד)입니다. 글자 그대로 풀면 '그의 손을 가득 채우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본래 출애굽기에서는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제사장에게 거룩한 직무와 사명을 위임하실 때 쓰이던 거룩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가는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자기 아들에게 제사장 옷을 입히고 자기 욕심에 따라 제사장을 삼았습니다. 내 손으로 하나님을 길들이고 복을 움켜쥐겠다는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인간이 제 손을 가득 채워 하나님을 조종하려 들 때,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허망한 우상 제작이요 우상 숭배에 불과합니다.

미가는 에브라임 산지에 그럴듯한 신당을 짓고 값비싼 에봇과 드라빔을 갖추어 놓았습니다. 겉모습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처럼 보였지만, 속내는 저주를 피하고 내 집안의 안녕을 지켜내겠다는 이기적인 두려움뿐이었습니다.

사사 시대의 비극은 이방 민족의 침략 이전에, 바로 이스라엘의 각 가정 안방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왕이 없으므로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던 그 혼란은, 결국 하나님을 내 행복을 위한 심부름꾼으로 끌어내린 영적 파산이었습니다. 내가 삶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려 애쓸수록, 우리는 하나님을 잃어버리고 끝없는 불안의 쳇바퀴를 돌게 됩니다.

성도 여러분! 내 손으로 인생의 노후와 자녀의 미래를 단도리하려 애쓸수록 마음의 짐은 무거워집니다. 주님을 내 계획 속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던 욕심과 교만을 풀고 두 손을 가만히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손으로 쥐려던 것을 포기하고 비울 때, 비로소 세상의 조건이 흔들 수 없는 참된 평안이 우리 영혼에 채워지게 됩니다.


[10월 4일 묵상] 사사기 17장 1-13절, 내 주머니 속에 갇힌 하나님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2.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실패보다 훨씬 큽니다.

13절도 함께 읽겠습니다.

  • 사사기 17:13, 이에 미가가 이르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

이 레위 청년의 처지는 참으로 서글픕니다. 거룩한 성막을 지키고 백성에게 말씀을 가르쳐야 할 레위인이, 살 곳을 찾아 유랑하다가 은 열 개와 옷 한 벌, 먹을 양식에 매여 개인 집안의 제사장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제사장은 생계를 위해 소명을 헐값에 넘겼고, 평신도는 돈의 힘으로 거룩한 제사를 매수했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온전한 구석이라곤 찾을 수 없는 절망과 죄악 뿐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참담한 실패 속에서도 사랑의 하나님은 그들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대단하거나 도덕적으로 뛰어나서 택하신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자격 없는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며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신다"는 그 신비로운 은혜로 이스라엘을 살리셨습니다.

갈릴리 바닷가 숯불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던 베드로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는 목숨을 바치겠다고 호언장담해 놓고는, 주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저주하며 도망쳤던 부끄러운 제자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실패의 자리에 친히 찾아오셔서 생선을 구워 건네셨습니다. 자격을 따져 묻거나 배신의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그저 상한 영혼을 가만히 보듬으시며 다시 사명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우리의 깨끗한 공로 위에 세워지는 상급이 아니라, 참혹하게 부서진 인생의 흉터 위로 부어지는 한없는 용서입니다.

내 연약함 때문에 하나님의 돌보심이 끊어질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의 신실한 사랑은 우리의 실패보다 언제나 크고 깊기 때문입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빈손이어도, 오늘도 주님은 언약의 신실하심으로 우리를 변함없이 품어 안으심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사사기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 미가의 욕심과 레위인의 타협을 보며 우리는 인간의 끈질긴 자기중심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내 손으로 복을 만들어내려 시도하며 하나님을 내 주머니 속에 넣어두려던 어리석음을 이제는 멈추어야 합니다.

실패로 얼룩진 우리 인생의 밑바닥을 끝내 생명으로 건져 올리는 힘은, 오직 상처 입은 우리를 품으시는 하나님의 자비하심뿐입니다. 우리의 구원과 평안은 내가 하나님을 위해 드린 종교적 공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격 없는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신실한 은혜에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작은 실천 하나를 마음에 담아보았으면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실 때나 일터와 가정에서 문득 자녀 걱정, 건강 걱정으로 가슴이 조여올 때, 양손을 가만히 꺼내어 하늘로 펼쳐보십시오. 그리고 숨을 천천히 고르며 주님께 조용히 속삭여보는 것입니다.

주님, 제 뜻대로 쥐락펴락하려던 손을 폅니다. 저보다 제 삶을 더 사랑하시는 주님의 선하심에 오늘을 맡겨드립니다.

내 힘으로 억지로 쥐고 흔들려던 주먹을 펴는 그 소박한 몸짓 하나가, 온갖 근심을 내던지고 참된 쉼으로 들어가는 복된 기도가 될 것입니다.

어제까지의 연약함과 부끄러운 허물에 얽매여 스스로를 정죄하지 마시고,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부르시는 주님의 크신 품에 온전히 안기시기를 바랍니다. 허물투성이인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조건 없이 우리를 택하여 품어주시는 성부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과, 지친 영혼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깊은 평안을 건네시는 성령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오늘 주일을 맞이한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가정과 자녀들의 삶 위에 영원토록 머물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내 힘으로 미래를 쥐고 흔들려 했던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자격 없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먼저 찾아와 안아주시는 십자가의 은혜를 바라봅니다. 꽉 쥔 손을 펴고 주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에 내 삶을 온전히 맡기오니, 오늘 하루도 참된 안식과 하늘의 평안으로 우리 영혼을 채워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조종하려는 교만함을 버리고 주의 일하심을 신뢰하게 하소서.
  • 우리의 연약함보다 크신 십자가의 언약적 사랑 안에 머물게 하소서.
  • 빈손으로 주께 나아가 하늘의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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