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8장,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님
- 새 찬송가 254장, 내 주의 보혈은
서론: 일상의 기둥이 무너질 때, 영원의 눈이 열립니다
우리 인생을 받쳐주던 기둥이 한순간에 갈라지며 무너져 내리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탄탄하던 일터가 흔들리거나, 건강에 갑작스러운 적신호가 켜질 때 우리는 깊은 상실감과 두려움에 빠집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캄캄한 인생의 겨울철, 절박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시작합니다.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웃시야 왕은 무려 52년 동안 유다를 다스리며 경제를 일으키고 국방을 다졌던 거대한 산맥과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유다 백성들에게 그는 삶의 안정감이자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강성했던 왕도 교만하여 하나님의 주권을 침범했다가 평생 나병에 걸려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가 죽자 유다 사회는 앞날을 알 수 없는 극심한 절망에 빠졌습니다. 의지하던 땅의 기둥이 부러진 것입니다.
바로 그때, 선지자 이사야는 슬픔을 안고 성전으로 나아갔습니다. 놀랍게도 그 상실의 자리에서 이사야의 영적 눈이 열립니다. 땅의 왕 웃시야는 죽었으나, 온 우주의 참된 왕이신 여호와께서 하늘 보좌에 높이 앉아 계셨습니다. 그분의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했습니다. 우리가 의지하던 세상 버팀목이 무너지는 뼈아픈 순간은, 사실 영원의 주님을 만나는 찬란한 은혜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땅의 기둥이 무너져야 비로소 하늘의 보좌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본론
1. 인생의 웃시야가 죽을 때, 하늘의 참된 왕이 보입니다.
이사야가 마주한 하나님은 눈부신 영광 중에 거하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왕이셨습니다. 여섯 날개를 가진 천사 스랍들이 보좌 주위에서 얼굴과 발을 겸손히 가린 채 노래했습니다. 3절을 보십시오.
- 이사야 6:3,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
천사들의 찬양의 강력한 진동에 성전 문지방의 터가 요동치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습니다.
여기서 천사들이 노래한 히브리어 단어 קָדוֹשׁ(카도쉬)는 단순히 흠이 없다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피조물과 온전히 구별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초월적인 위대함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함부로 판단하거나 조정할 수 없는 절대적인 통치자이십니다.
우리는 일상의 작은 문제 하나만 꼬여도 쉽게 불안해합니다. 여전히 눈에 보이는 '땅의 웃시야'를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 마음속의 가짜 왕들이 무덤으로 내려갈 때 비로소 참된 보좌의 영광을 보여주십니다.
이 거룩의 영광을 온몸으로 보여주신 분이 바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요한복음 12장 41절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 요한복음 12:41,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의 영광을 보고 주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
이사야가 환상 중에 본 영광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늘 보좌의 참된 왕이신 예수님께서 낮고 천한 우리 인생 가운데 찾아오셨습니다. 무덤 권세를 깨뜨리고 하늘 보좌에 오르사 오늘날에도 흔들리는 우리 일상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세상 버팀목이 꺾여 나갈 때,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다시 일어서시기를 바랍니다.
2. 정결케 하시는 불을 통과할 때, 사명의 그루터기로 세워집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을 대면하자 이사야는 깊은 절망 속에 소리쳤습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이 외침은 히브리어로 אוֹי־לִי(오이-리)라고 기록된 비명의 소리입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밀고하는 심장'에서 살인자가 방바닥 밑에서 들려오는 심장 소리에 짓눌려 죄를 자백했듯이, 거룩하신 주님의 빛 앞에 서면 숨겨둔 온갖 불의와 추악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사야는 자신이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며, 부정한 백성들 사이에 살면서 참된 왕을 보았기에 죽을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죄를 환경적인 요인이나 심리적인 문제로 가볍게 포장하지만,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 모두가 살길 없는 죄인일 뿐입니다.
이 절박한 순간에 주님의 자비가 임합니다. 스랍이 제단에서 타오르는 숯불, 즉 רִצְפָּה(리쯔파)를 집어 이사야의 입술에 대며 선포했습니다.
이것이 네 입술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
숯불이 닿을 때의 통증은 이사야를 태워 죽이는 심판이 아니라, 그를 살리고 정결케 만드는 은혜의 불이었습니다.
정결함을 얻은 이사야에게 비로소 삼위일체 하나님의 탄식이 들려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주님의 안타까운 마음에 주파수가 맞추어진 이사야는 지체 없이 응답합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히브리어로, הִנְנִי(히네니)의 순종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주신 사명의 길은 평탄한 꽃길이 아니었습니다. 백성들의 완악함으로 인해 전하면 전할수록 그들의 귀가 막히고 눈이 감길 것이라는 혹독한 심판 선언이었습니다. 이사야가 낙심하여 "주여 어느 때까지입니까?"라고 부르짖자, 주님은 온 땅이 황무지가 되어 나무들이 완전히 베일 때까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 철저한 파멸의 끝에 위대한 반전이 숨겨져 있습니다. 13절을 우리 함께 읽겠습니다.
- 이사야 6:13,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밑동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처럼,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십니다. 여기서 '거룩한 씨'인 זֶרַע קֹדֶשׁ(제라 카도쉬)는 바로 십자가에서 완전히 쪼개지고 베이셨으나,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영원한 생명의 그루터기가 되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가 겪는 시련과 고통은 우리를 멸망시키려는 저주가 절대로 아닙니다. 십자가 보혈로 우리 안의 정욕을 태워 없애고, 우리 안에 생명의 그루터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심기 위한 정결의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무너진 우리 일상 위에, 거룩한 씨앗이신 예수를 통해 전혀 새로운 부활의 생명을 싹틔우실 것입니다.
결론: 성령의 능력으로 사명의 자리에 섭시다
우리 삶이 톱에 잘려 나간 고목나무처럼 처참해 보일지라도 결코 낙심하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 친히 우리의 그루터기가 되어 주셔서 어두운 흙을 이기고 나오셔서 새 생명의 줄기를 뻗어 올리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염려와 부정한 입술, 상한 마음을 십자가 앞에 내어놓읍시다. 내 생각과 의지를 버리고 성령의 정결케 하시는 불길에 나를 완전히 맡깁시다. 내 결단으로는 이 척박한 세상을 이겨낼 수 없지만, 우리를 붙드시는 성령님의 능력을 전적으로 힘입을 때 주님은 무너진 가정과 일터에서 우리를 다시 살리는 생명의 그루터기로 세워주실 것입니다.
세상이 요동치고 믿었던 기둥이 흔들릴 때, 주님의 보좌를 바라보며 기꺼이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고백하십시오. 십자가의 영원한 소망을 품고, 부르신 삶의 자리로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자비로우신 하나님, 의지하던 세상의 웃시야가 무너질 때 눈을 들어 주님의 보좌를 보게 하소서. 상한 마음과 부정한 입술을 십자가 보혈의 불로 깨끗하게 하시고, 척박한 삶의 자리에서도 믿음의 사명을 감당케 하소서. 우리 삶의 참된 그루터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절망 속에서도 거룩한 씨앗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오늘도 내 지혜를 의지하지 않고 오직 성령의 권능을 힘입어 믿음으로 승리하게 인도하옵소서. 우리를 정결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세상에 믿던 것을 내려 놓고 주님만 참된 왕으로 모시게 하소서.
- 부정한 입술과 마음을 십자가 은혜로 정결하게 씻어 주소서.
- 절망 중에도 생명의 그루터기이신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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