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묵상] 사사기 10장 1절-18절, 아버지는 자식이 미워서 매를 들지 않습니다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새벽빛이 스며드는 언덕길, 남루한 옷을 입고 지쳐 쓰러진 탕자 같은 자녀를 따뜻하고 거대한 두 손으로 온전히 감싸 안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의 얼굴에는 고통당하던 자식을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해 흘린 눈물방울이 맺혀 있고, 깊은 긍휼과 애끓는 사랑의 표정이 가득하다. 바닥에는 던져진 징계의 막대기가 놓여 있으며, 아버지가 입은 옷자락에서 온화하고 따스한 금빛 햇살이 퍼져 나와 상처 입은 자녀의 등을 부드럽게 감싼다. 용서와 품어주심, 회복의 감격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는 고전 성화 스타일의 따뜻한 수채 유화.



사사기 10장 1절-18절, 아버지는 자식이 미워서 매를 들지 않습니다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214장, 나 주의 도움 받고자
  • 새 찬송가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서론


15여년 전, 둘째 녀석에게 매를 들 때가 생각이 납니다. 어린 나이에 간단한 산수 문제 몇 문제를 풀라고 문제집을 줬는데, 옷장 밑에 숨어서 답안지를 몰래 배끼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종아리를 때리려고 회초리를 들고 서 있는데, 정작 손이 떨리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아이 종아리에 붉은 줄이 하나 그어질 때마다 제 가슴에는 피멍이 서너 개씩 들었습니다.

부모 노릇 해보신 성도님들은 다 아실 겁니다. 자식이 미워서 매를 드는 부모는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매를 드는 순간 부모의 속은 숯검정이 됩니다. 오늘 새벽,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드시는 회초리 뒤에 숨겨진 그 애끓는 마음을 함께 바라보려 합니다.

참 그러한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참 뜻대로 안 되는 날들이 찾아옵니다. 뼈 빠지게 수고했는데 손에 쥔 것은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애지중지 키운 자식은 가슴에 대못을 박습니다. 요즘은 몸은 여기저기 쑤셔오고 병원 갈 일만 늘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평생 예수를 믿었는데 왜 내 인생은 이리 고단한가 싶어 서운한 마음이 불쑥 솟구치기도 합니다. 기도를 해도 하늘이 놋쇠처럼 꽉 막힌 것 같고, 하나님이 나를 잊으셨나 싶은 막다른 골목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본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처지가 딱 그랬습니다. 돌라와 야일이라는 사사가 다스리던 45년 동안 살만해지자, 백성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님을 등졌습니다. 사방에서 바알과 아스다롯과 이방의 온갖 우상들을 쓸어 담아 섬겼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암몬과 블레셋의 손에 그들을 넘기셨고, 이스라엘은 장장 18년 동안 뼈가 바스러지는 압제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매를 드신 까닭은 자기 백성을 내동댕이치려는 뜻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헛된 우상의 품에서 벗어나 참 생명이신 아버지께로 돌아오게 하려는 거룩한 사랑의 손짓이었습니다.


[9월 23일 묵상] 사사기 10장 1절-18절, 아버지는 자식이 미워서 매를 들지 않습니다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1. 우상의 헛됨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십니다.

13절과 14절 말씀입니다.

  • 사사기 10:13-14, 너희가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니 그러므로 내가 다시는 너희를 구원하지 아니하리라 가서 너희가 택한 신들에게 부르짖어 너희의 환난 때에 그들이 너희를 구원하게 하라 하신지라

여기서 '부르짖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짜아크(זָעַק)'입니다. 극심한 고통과 비명 속에서 터져 나오는 처절한 외침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평소 너희가 그렇게 좋아하고 의지하던 우상들에게 달려가 그 비명을 질러보라'라고 매몰차게 등을 돌리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냉정한 거절은 자식을 버리겠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자식이 평생 붙들고 있던 헛된 우상을 제 손으로 스스로 끊어내게 만드시려는, 가슴 찢어지는 훈련의 표현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풍요와 안정을 약속해 줄 것 같던 이방 신들을 앞다투어 모셔 들였습니다. 삶의 불안을 돈과 권력과 세상 문화로 채우려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스스로 판 웅덩이가 물을 한 모금도 가두지 못하는 터진 웅덩이라는 사실을 18년의 고난을 통해 여실히 드러내셨습니다. 매를 맞고 등이 터져 나갈 때 비로소 그 화려한 우상들이 아무런 호흡도 없고 나를 건져낼 힘도 없는 나무토막에 불과하다는 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징계의 회초리는 가짜 안식처를 산산조각 내어 영혼의 눈을 뜨게 만듭니다.

우리 예수님을 가만히 떠올려 봅니다. 주님은 성전에 들어가셔서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돈에 눈이 뒤집혀 있었던 환전상들을 내쫓으셨습니다. 매서운 눈빛으로 성전을 청결하게 하실 때 주님의 가슴에 가득했던 것은 집을 향한 거룩한 열정이요 사랑이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쌓아 올린 헛된 바벨탑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물과 피를 쏟으시며 죄의 참혹한 결말을 몸소 짊어지신 주님은, 오늘도 우리가 헛된 우상의 길목에서 패망하지 않도록 거친 광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내 삶을 흔드시고 손에 쥔 것을 흩으실 때가 바로 은혜의 때입니다. 기도가 뜻대로 응답되지 않는 것 같고 쓴맛을 볼 때는 원망부터 앞서지만, 주님은 지금 내 영혼에 붙은 세상의 찌꺼기를 태우고 계십니다. 우상이 나를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게 하시려고 주님은 잠시 회초리를 드심을 기억하십시오.


[9월 23일 묵상] 사사기 10장 1절-18절, 아버지는 자식이 미워서 매를 들지 않습니다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2. 자식의 고통에 긍휼의 마음으로 안으십니다.

16절 말씀을 같이 읽겠습니다.

  • 사사기 10:16, 자기 가운데에서 이방 신들을 제하여 버리고 여호와를 섬기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곤고로 말미암아 마음에 근심하시니라

여기서 '근심하시니라'로 번역된 히브리어 원어는 '카차르(קָצַר)'입니다. 본래 '길이가 짧아지다', '조급해지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뜻을 지닙니다. 자식이 매를 맞고 울부짖으며 죄를 털어내자, 하나님의 마음이 타들어 가듯 오그라들어 더 이상 그 비참한 고통을 눈뜨고 보실 수 없었다는 고백입니다. 조금 전까지 "다시는 너희를 구원하지 않겠다"며 호통치시던 엄한 아버지가, 자식의 신음 소리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만 것입니다.

그제서야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로소 핑계를 멈추었습니다. "우리가 범죄하였습니다"라며 은혜의 보좌 앞에 엎드렸습니다. 말로만 뉘우친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우상들을 내다 버렸습니다. 진짜 회개는 변명을 내려놓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백성이 마음을 찢고 돌아오자마자 하나님은 즉시 받아 주셨습니다. 사랑하기에 매를 드셨던 하나님은, 자식이 돌아서는 바로 그 순간에 징계의 막대기를 던져버리시고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셨습니다.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던 아버지가 꼭 이 모습이었습니다. 아들이 저 멀리서 누더기를 걸치고 절뚝거리며 걸어올 때, 마을 어귀까지 먼저 뛰어나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춘 분이 바로 아버지였습니다. 예수님은 목자 없는 양같이 방황하며 고통당하는 무리를 보실 때마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셨습니다.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핏방울 같은 땀을 흘리시며 우리를 위해 십자가로 걸어가셨습니다. 십자가는 자식의 영원한 멸망을 차마 두 눈 뜨고 보실 수 없었던 하나님의 '카차르', 그 애끓는 마음이 터져 나온 자리입니다.

우리가 흘리는 회개의 눈물 한 방울에 하나님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두고 즐거워하시는 잔인한 재판관이 아닙니다. 자식의 아픔을 당신의 온몸으로 고스란히 겪어내시는 참 아버지이심에 감사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결론


성도 여러분! 하나님이 내리치시는 인생의 회초리는 우리를 쫓아내려는 몽둥이가 아니라 잃어버린 품으로 되찾아오려는 사랑의 호소입니다. 환난 속에서 비명을 지르던 이스라엘이 우상을 버리고 엎드렸을 때, 하나님은 그들의 아픔을 차마 견디지 못하시고 구원의 문을 활짝 여셨습니다. 하나님이 드시는 거룩한 매는 우리를 망하게 하는 심판이 아니라 품에 안으시려는 애타는 부름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실 때,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한 일이 생기더라도 입술로 불평을 쏟아내지 않기로 결단합시다. 자녀 문제나 건강 문제로 가슴이 답답해져 올 때, 거실 한편이나 일터 구석에서 딱 1분만 무릎을 모으고 가만히 속삭여 보십시오.

주님, 제가 움켜쥐고 있던 고집을 내려놓습니다. 주님 뜻대로 저를 다듬어 주옵소서.

내 힘으로 인생을 쥐락펴락하려던 조급함을 주님 손에 온전히 올려놓는 그 작은 순종이 오늘 우리의 삶을 회복으로 이끄는 복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매를 드시면서도 등 뒤에서 눈물을 훔치시는 하나님의 그 진실한 사랑이 오늘 성도님들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십자가에서 모든 고통을 대신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새롭게 빚어가시는 성령 하나님의 따뜻한 평안이 사랑하는 모든 성도님들의 삶의 자리에 가득 넘쳐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 인생의 거친 광야에서 우리를 부르시는 애타는 음성을 듣습니다. 손에 쥔 헛된 우상과 고집을 다 내려놓고 온전히 엎드립니다. 상한 심령을 어루만져 주시고, 징계의 회초리 뒤에 감추인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을 깨달아 참된 순종으로 오늘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안의 헛된 우상을 내려놓고 주님만 의지하게 하소서.
  • 징계 속에서도 아버지의 거룩한 사랑을 신뢰하게 하소서.
  • 삶의 자리에서 겸손히 엎드려 회복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요한 일서 1장 1절-10절, 보고 듣고 만진 말씀 - 매일성경큐티 주석과 해설 정리

마태복음 3장 1절-12절, 주의 길을 준비하라 - 매일성경 주석과 해설 정리

마태복음 5장 1절-12절, 팔복 - 매일성경 강해 주석과 해설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