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묵상] 사사기 5장 19절-31절, 메로스가 저주를 받게 된 이유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사사기 5장 19절-31절, 메로스가 저주를 받게 된 이유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57장, 주 믿는 사람 일어나
- 새 찬송가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
서론: 어둠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무기력함
새벽에 집을 나설 때 옷깃으로 찬 바람이 훅 파고들면, 문득 우리 성도님들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버텨내실까 덜컥 염려부터 앞섭니다. 신발을 신고 예배당 문을 밀고 들어오는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그 어깨 위에 얹힌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그대로 전해져 올 때도 있습니다. 기도하러 자리에 앉기는 앉았는데, 가슴 밑바닥에서 솔직한 한숨이 먼저 새어 나오는 날이 참 많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꼭 이랬을 겁니다. 눈앞에는 시스라가 거느린 철병거 구백 대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쇠바퀴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바짝 오그라드는 기분이었을 테지요. 우리도 살다 보면 그런 막막한 벽을 자주 마주합니다. 매달 어김없이 돌아오는 대출금 이자, 줄어들 기미가 없는 병원비 영수증, 도무지 풀리지 않는 자식 걱정 앞에서 우리는 그저 한없이 작아지고 무력해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자꾸 무언가 대단한 믿음을 내놓아야 한다는 짐까지 스스로 짊어집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큰일을 척척 해내야 비로소 쓸모 있는 성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 코가 석 자라 하루하루 버티기도 벅찬 내가 대체 무슨 하나님의 일을 한단 말인가 싶어, 기도의 문조차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주님은 바로 그 막막하고 초라한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우리에게 먼저 시선을 맞추십니다.
본론
1. 이미 흐르고 있는 기손 강, 먼저 일하시는 하나님
본문 19절부터 천천히 살펴 봅니다. 가나안 왕들이 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습니다. 칼과 창이 부딪치며 흙먼지가 이는 살벌한 싸움터인데, 노래의 시선은 엉뚱하게도 저 높은 하늘과 메마른 땅바닥으로 향합니다. 21절을 제가 읽겠습니다.
- 사사기 5:21, 기손 강은 그 무리를 표류시켰으니 이 기손 강은 옛 강이라 내 영혼아 네가 힘 있는 자를 밟았도다
하늘의 별들이 제 길을 돌며 싸우고, 별안간 기손 강이 콸콸 넘쳐흘러 적들을 집어삼킵니다. 평소에는 바닥을 훤히 드러내던 마른 도랑 같은 곳이었는데, 난데없이 거센 흙탕물이 터져 나와 그 위풍당당하던 철병거 바퀴를 진흙탕 속에 꽉 틀어쥐어 버렸습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칼을 빼 들고 앞으로 내달리기도 전에, 온 하늘과 땅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실력을 발휘해 이 막막한 판을 뒤집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발을 동동 구르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줄기를 모으시고 비구름을 부르고 계셨습니다. 거창한 구호를 외치기 앞서, 하나님은 이 땅의 신음 소리를 먼저 들으시고 친히 자신의 팔을 걷어붙이시는 분입니다. 내 힘으로 이 싸움을 기어이 이겨내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앞서 걸어가시는 주님의 발자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 내 삶의 자리가 꼭 바싹 마른 기손 강바닥처럼 막막하고 황량해 보일 수 있습니다. 도무지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같고, 내 숨통만 죄어 오는데 주님은 가만히 계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손을 놓고 계신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그 밤중에도, 메마른 땅을 적실 은혜의 물길을 준비하십니다.
오늘 새벽에는 "하나님, 제가 대체 무엇을 더 바쳐야 합니까" 하며 불안해 하며 매달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미 내 삶의 한복판으로 흘러 들어오는 주님의 손길을 믿고, 그 너른 품에 가만히 기대어 숨을 고르면 됩니다. 우리의 앞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새벽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이득만 따지던 메로스
오늘 본문 23절을 보면 참 안타까운 이름 하나가 툭 튀어나옵니다.
- 사사기 5:23, 여호와의 사자의 말씀에 메로스를 저주하라 너희가 거듭거듭 그 주민들을 저주할 것은 그들이 와서 여호와를 돕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도와 용사를 치지 아니함이니라 하시도다
바로 ‘메로스’라는 동네입니다. 이 사람들은 가나안 왕들과 손을 잡고 못된 짓을 꾸몄던 악당들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만히 앉아 머리를 굴리며 어느 쪽이 자신들에게 유익이 될 지 살폈을 뿐입니다.
‘저 시스라의 칼끝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공연히 나섰다가 우리 집안만 쑥대밭이 되면 어쩌나. 문 꼭 걸어 잠그고 가만히 숨죽이고 있으면 중간은 가겠지.’
살다 보면 우리 안에도 이런 마음이 불쑥 고개를 듭니다. 남들 눈에 띌 만큼만, 딱 내 울타리 다치지 않을 만큼만 발을 빼고 서성이는 조심스러움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차가운 계산과 침묵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고치시려고 일하시는 자리에서, 내 안위만 챙기며 뒷걸음질 치는 태도는 결국 가장 서글픈 불신앙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억지로 쥐어짜 내놓으라며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저 높은 곳에 있는 거창한 스펙이나 엄청난 재력을 가져오라고 다그치시는 법도 없습니다.
오늘 아침 식구들 밥상을 차리며 잡았던 숟가락, 직장에서 종일 쥐고 씨름할 볼펜 한 자루, 지친 몸을 싣고 달릴 자동차 핸들, 아픈 아이의 이마를 짚어주는 투박한 손바닥. 주님은 바로 그 지극히 익숙하고 평범한 일상의 자리에서 당신의 구원을 이루어가십니다.
내 손에 쥐어진 것이 고작 닳고 닳은 말뚝처럼 초라해 보여도 기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작은 손을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께 맡겨드릴 때, 하나님은 우리의 투박한 일상을 통해 세상을 부끄럽게 만드는 거룩한 승리를 이끌어 나가십니다.
결론: 일상으로 떠나보내는 축복
이제 우리가 무릎 꿇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정으로 직장으로 이웃들에게로 나갈 시간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손에 쥐어질 것들을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싱크대 앞의 낡은 수세미, 책상 위의 닳은 볼펜 한 자루, 덜컹거리는 출근길의 운전대, 지친 가족의 등을 쓸어내릴 거친 손바닥입니다. 세상의 눈에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 손을 통해, 하나님은 이미 당신의 거룩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조급한 마음은 이 새벽 기도의 자리에 다 내려놓고 가십시오. 내가 역사를 억지로 바꾸려 애태우지 않아도, 주님은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물줄기를 내시며 당신의 사람들을 이끄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허락된 그 투박한 일터와 가정으로 담담히 걸어가십시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우리의 하루 위에, 솟아오르는 아침 해의 힘 있는 햇살과 같은 은혜가 온종일 머물기를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하는 주님,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은혜의 물줄기를 내시는 주님의 주권을 믿습니다. 제 손에 쥔 작고 익숙한 일상의 도구를 주님 손에 온전히 맡겨드립니다. 혼자 계산하며 머뭇거리기보다 주님의 구원에 기쁘게 동참하게 하시고, 오늘 하루 돋는 해의 햇살처럼 우리 걸음을 든든히 비추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앞서 행하시는 주님의 신실한 주권을 온전히 신뢰하게 하소서.
- 일상의 작은 도구로 주님의 구원에 부드럽게 동참하게 하소서.
- 돋는 해의 은혜를 힘입어 맡겨진 일터를 담담히 지켜내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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