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묵상] 사사기 14장 1절-20절, 나의 빈 손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사사기 14장 1절-20절, 나의 빈 손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183장, 빈 들에 마른 풀 같이
- 새 찬송가 197장, 은혜가 풍성한 하나님은
서론
어제 일입니다. 요즘 노안이 와서 작은 글자를 잘 못 읽습니다. 그래서 깨알같은 글자들은 안경을 벗고 읽기 시작했는데, 왼손에 안경을 들고서 한참을 찾았습니다. 한참을 찾다가, 왼손에 안경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참동안 헛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업은 아기 삼면을 찾는다'는 말이 바로 제 이야기가 되었었습니다.
살다 보면 집을 나선 뒤에야 중요한 것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안경을 찾다가 왼손에 들고 있는 안경을 발견하기도 하고,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손에 든 전화기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그때는 웃고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에는 웃을 수 없는 빈손의 순간도 찾아옵니다. 다른 한 손에라도 들고서 깜빡 잊어버렸다면 다행이지만, 양 손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는 순간은 '절망의 순간'이며 '두려움의 순간'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을 때가 그렇지 않습니까. 자녀의 문제 앞에서 내가 해 줄 말이 없거나 도와 줄 능력이 없을 때, 내가 가진 돈도 방법도 바닥났을 때가 그렇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속으로 묻습니다. “이제 무엇으로 버티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지?”
본론
오늘 본문의 삼손도 빈손으로 섰습니다. 딤나의 포도원 길에서 젊은 사자가 으르렁거리며 달려왔습니다. 도움을 청할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칼도 없습니다. 창도 없습니다. 손에 쥔 것이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자를 만난 것도 갑작스러운데, 준비할 시간마저 없었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이런 사자가 갑자기 달려들 때가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이 사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자녀에게서 걸려 온 늦은 밤 전화 한 통이 가슴을 철렁하게 합니다. 관계가 틀어지고, 하던 일이 막히고, 몸에서는 예전과 다른 신호가 옵니다. 평소에는 잘하던 기도마저 나오지 않습니다. 사자가 우리를 삼키려도 달려드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서 오늘 본문은 뜻밖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삼손의 빈손 위에 '여호와의 영'이 임하셨습니다.
1. 빈손은 성령께서 일하시는 자리가 됩니다.
본문 속의 6절은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셨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사사기 14:6,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니 그가 손에 아무것도 없이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는 것 같이 찢었으나 그는 자기가 행한 일을 부모에게 알리지 아니하였더라
6절은 삼손이 손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자를 찢었다고 전합니다. 특히 여기에서 "강하게 임하셨다"라는 말은 히브리어 원어 성경에 "צלח, 찰라흐"라는 단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힘 있게 밀고 들어오다’, ‘강하게 덮치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삼손 안에 잠자던 힘이 저절로 솟아났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여호와의 영이 사자가 달려 드는 다급한 현장으로 밀고 들어오셨다는 뜻입니다. 즉, 삼손의 힘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가 삼손에게 임하였습니다.
삼손이 선 곳은 딤나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이미 자기 눈에 좋은 것을 좇아 블레셋 여인을 선택했습니다. 그의 판단은 흔들리고 있었고, 걸어가는 방향도 위태로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했던 삼손을 통해서도 블레셋을 치실 계획을 진행하셨습니다. 이것이 삼손의 행동을 모두 옳다고 인정하셨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의 선택은 불완전했지만, 그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도 여러분, 내가 빈손이 되었다고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 손을 비워야 붙들 수 있는 은혜가 있습니다. “내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사라지고 “주님, 도와주십시오”라는 기도가 나오기 시작할 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 시작합니다. 사자가 너무 커 보일 때 내 힘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성령님께서 일하실 자리를 겸손히 내어 드리십시오.
2. 하나님은 쓰러진 사자에게서 꿀을 얻게 하십니다.
이어서, 8절과 9절은 시간이 지난 뒤 삼손이 사자의 주검을 다시 보았다고 전합니다. 그 안에는 벌 떼와 꿀이 있었습니다. 8절을 제가 읽겠습니다.
- 사사기 14:8, 얼마 후에 삼손이 그 여자를 맞이하려고 다시 가다가 돌이켜 그 사자의 주검을 본즉 사자의 몸에 벌 떼와 꿀이 있는지라
사자가 쓰러진 직후 꿀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본문은 “얼마 후”라고 말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자의 몸이 마르고 벌이 깃들고 꿀이 채워질 때까지 삼손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에도 우리가 기다려야 할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 기도했다고 내일 아침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떠난 자리에서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그때는 두려움뿐이던 곳에서 예비된 은혜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죽음의 자리에서 생명이 나오는 이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사람이 볼 때 패배였고 무덤은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의 자리, 패배의 자리에서 놀라운 기적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은 그 죽음의 자리에서 생명을 일으키셨습니다. 예수님의 상처에서 우리가 용서를 받고, 예수님의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삼손의 사자에게서 나온 꿀은 십자가 복음의 깊은 진리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지나고 있는 일이 언제 우리의 입에 달콤한 꿀이 될지는 우리가 모릅니다. 모든 아픔이 이 땅에서 곧바로 좋은 결과로 바뀐다고 쉽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이것은 믿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눈물과 수고를 헛되게 버리지 않으신다는 겁니다. 오늘의 사자가 내일의 간증이 되고, 내가 받은 위로가 또 다른 사람을 살리는 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삼손의 손에는 무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빈손에 여호와의 영이 임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사자의 주검에서 꿀까지 얻었습니다. 사자를 쓰러뜨리신 분도 하나님이셨고, 두려웠던 자리를 달콤한 꿀로 바꾸신 분도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할 한 문장이 있습니다.
빈손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성령을 의지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오늘 하루 한 가지만 실천해 보십시오. 해결되지 않은 문제 하나를 떠올리고, 손을 들고 하나님께 1분만 기도하는 것입니다.
성령님, 제 손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늘 필요한 힘을 채워 주십시오.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도, 자녀에게 전화하기 전에도, 떨리고 두려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이 짧은 기도를 드려 보십시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뜻밖의 사자를 만나더라도 빈손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성부 하나님께서 길을 여시고, 성자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은혜로 붙드시며, 성령 하나님께서 감당할 힘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그 은혜와 평안 안에서 오늘 하루를 담대히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성령 하나님, 삶의 무게 앞에서 내 힘과 지혜가 바닥났음을 고백합니다. 손에 쥔 것이 없어 두렵고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셨던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붙들어 주옵소서. 오늘의 사자를 믿음으로 물리치게 하시고, 훗날 그 자리에서 주께서 준비하신 은혜의 꿀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나의 빈손 가운데 임하는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게 하소서.
- 삶의 사자 앞에서 두려워 말고 믿음으로 서게 하소서.
- 내 삶의 아픔 속에 준비하신 주의 은혜를 보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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