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묵상] 시편 18편 16-29절,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구원하시는가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시편 18편 16-29절,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구원하시는가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 새 찬송가 320장, 나의 죄를 정케 하사
서론: 흙탕물에 빠진 손자와 할아버지
물가에 나간 대여섯 살배기 어린 손자가 발을 헛디뎌 깊은 웅덩이에 빠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흙탕물을 허우적대며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릅니다. 그때 둑 위에 서 있던 할아버지가 "네가 평소에 어른 말씀 잘 듣고 착하게 굴었으니 건져주마" 하고 조건을 따지겠습니까. 옷에 진흙이 튀든 신발이 벗겨지든 상관없이 곧장 물속으로 손을 뻗어 아이 멱살이라도 잡고 끌어당깁니다.
아이가 잘나서 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살려달라고 애타게 부르짖는 내 핏줄이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의 행실을 보고 구하는 것이 아니라, 허우적대는 그 연약한 생명을 건져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뛰어듭니다.
우리는 평생 예수를 믿었다고 자부하면서도 하나님 앞에서는 엉뚱한 계산들을 합니다.
내가 젊어서부터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았는데, 십일조도 바치고 평생 교회를 섬겼는데 왜 내 노년은 이리 고단한가? 왜 내 자식의 앞길은 저리 꽉 막혀 있는가?
우리 마음 속에 교묘한 거래의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거래의식은 곧 내 열심과 공로로 하나님의 복을 받아내겠다는 종교적 오만입니다. 하나님을 내 손으로 쥐고 흔들려는 이 깊은 교만의 민낯을, 오늘 새벽 주님 앞에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합니다.
본론
1. 인간의 열심은 허물어집니다.
다윗은 평생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었습니다. 사울 왕의 칼날을 피해 유다 광야의 메마른 골짜기와 짐승의 굴속을 전전했습니다. 십수 년 동안 도망자로 살면서 다윗이 뼈저리게 깨달은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의 지혜와 완력으로는 결코 자신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숨을 곳이라고 찾아 들어간 동굴이 도리어 덫이 될 뻔했고, 믿었던 사람들은 밥 먹듯이 배신했습니다. 내 의지와 힘으로 버티려던 모든 자리가 무너져 내릴 때, 다윗은 두 손을 들고 고백합니다. 본문 16절과 17절은 그 처절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 시편 18:16-17, 그가 높은 곳에서 손을 펴사 나를 붙잡아 주심이여 많은 물에서 나를 건져내셨도다 나를 강한 원수와 미워하는 자에게서 건지셨음이여 그들은 나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로다
여기서 '건져내셨도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가 바로 '마샤(מָשָׁה)'입니다. 이 '마샤'라는 단어에서 모세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갈대상자에 담겨 나일강의 거센 물결 위에 둥둥 떠내려가던 핏덩이 아기를, 바로의 공주가 불쌍히 여겨 물 밖으로 건져 올렸을 때 붙여진 이름 "모세"와 같은 어원입니다. 갓난아기가 스스로 헤엄쳐 나온 것이 아닙니다. 밖에서 누군가 강한 손으로 낚아채 주지 않으면 영락없이 물속에 가라앉아 목숨을 잃고 맙니다.
다윗이 고백한 '많은 물'은 내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죽음의 수렁이요 감당 못 할 시험입니다. 성도님들께서도 인생길 걸어오시며 그런 깊은 물을 수없이 지나오셨을 줄 압니다. 자식 앞길이 캄캄할 때, 몹쓸 병마가 불쑥 찾아왔을 때, 평생 일군 일터가 흔들릴 때, 우리는 내 경험과 사람의 줄을 붙잡으려 발버둥 쳤습니다.
인간의 지혜는 거센 물살 앞에서 맥없이 부서질 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힘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기다리십니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주님께 손을 내미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시작됩니다.
2. 하나님의 열심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윗은 본문 후반부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의를 따라 갚아주셨다고 담대하게 고백합니다. 이 구절을 언뜻 읽으면 "다윗이 얼마나 흠 없이 살았으면 하나님께 당당하게 보상을 요구할까?" 오해하기 쉽습니다.
죄 많은 우리가 어떻게 감히 하나님 앞에서 내 의를 내세우겠습니까. 다윗이 말한 의는 흠 없는 도덕적 완벽함을 뜻하지 않습니다. 도망치며 숱하게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하나님과의 약속을 붙들고 주의 품을 떠나지 않았던 관계의 신뢰를 뜻합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성도는 약속의 끈으로 묶인 백성입니다. 우리가 잘나서 자녀 삼아주신 것이 아닙니다. 모진 풍파 속에서도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구약의 이 신실한 언약은 신약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온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요한일서 4장 10절은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 요한일서 4:10,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우리가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여전히 죄 가운데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는 사랑으로 우리를 건져 올리셨습니다. 나이가 들며 몸은 예전 같지 않고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성도님들을 향한 주님의 손길은 단 한 순간도 약해진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놓치는 순간에도 주님은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이 끈질긴 하나님의 열심만이 고단한 우리 영혼이 누릴 참된 안식처입니다.
결론: 십자가를 향한 발걸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인생의 황혼 길목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결코 길지 않습니다. 흙탕물 속에서 우리를 건져내신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며, 오늘 아침 삶의 자리로 돌아가 실천해야 할 순종이 있습니다.
첫째로, 내 손에 쥐고 있던 억울함을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자식과의 관계에서, 혹은 곁에 있는 배우자나 교우들과의 관계에서 수십 년 묵은 섭섭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저 사람 때문에 평생 고생했다"는 억울함이 솟구칠 때마다, 원수 갚는 권한을 하나님께 넘겨드렸던 다윗처럼 입술의 비난과 판단을 멈추십시오. 내가 직접 갚으려 하면 죄가 쌓이지만, 하나님께 맡겨드리면 거룩한 의가 됩니다.
둘째로, 눈앞의 거짓된 이익 앞에서 믿음을 선택하십시오. 노년의 물질생활이나 가정 대소사를 결정할 때, 세상의 꾀를 탐내지 마십시오. 믿음 지키느라 조금 가난해지고 덜 대접받아도 괜찮습니다. 주님께서 자비로운 자에게 자비를 보이시고 깨끗한 자에게 주님의 깨끗하심을 드러내십니다.
주님은 벼랑 끝에 선 우리를 결코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높은 곳에서 손을 펴서 우리를 붙들어 주십니다. 내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문제의 담 앞에서 낙심하지 말고, 능력의 주님을 힘입어 훌쩍 뛰어넘으십시오. 그 은혜의 손길에 온 인생을 의탁하며 오늘 하루도 승리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깊은 물속에서 우리를 건져내신 하나님 아버지, 내 힘과 지혜로 살려던 교만과 사람을 향한 묵은 섭섭함을 모두 내려놓습니다. 내 손으로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모든 억울함을 주님 손에 온전히 맡겨드립니다. 세상에서 믿음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능력의 주님을 힘입어 눈앞의 험한 담을 담대하게 뛰어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내 열심을 내려놓고 주님의 구원만을 바라보게 하소서.
- 억울함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이웃을 용서하게 하소서.
- 믿음으로 손해를 감수하며 인생의 담을 뛰어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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