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묵상] 사사기 19장 22-30절, 소돔과 고모라와 무엇이 다릅니까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사사기 19장 22-30절, 소돔과 고모라와 무엇이 다릅니까
함께 할 찬송
- 새 찬송가 280장, 천부여 의지 없어서
- 새 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서론
오늘 본문을 설교해야 할 때에는, 항상 저의 속이 답답했습니다. 솔직히 본문은 설교하지 않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 한가운데 왜 이런 역겨운 범죄 실화가 빠짐없이 박혀 있는지, 참 고민이 됩니다.
본문 속에는 나그네를 맞이한 집을 에워싸고 문짝을 두들겨 패는 불량배들, 그리고 방 안에 틀어박혀 제 목숨 하나 건지겠다고 벌벌 떠는 남자들이 나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 아닙니까?
네, 창세기 19장의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롯의 집 문지방을 뜯어내려던 소돔의 불량배들과 기브아 사람들이 소름 돋도록 똑같습니다.
소돔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 족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브아는 베냐민 지파의 땅입니다. 하나님이 홍해를 가르고 만나를 먹여 살리신 언약 백성들이 살던 성읍입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달아놓고, 뚜껑을 열어보니 소돔보다 나을 게 전혀 없었습니다.
오늘 이 참담한 민낯을 우리가 직접 소리 내어 읽어 보라고 하나님은 성경 속에 기록해 두셨습니다. 그리고, 평생 하나님을 섬겼다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소돔과 고모라와 무엇이 다르냐고 묻습니다. 이 질문 앞에서 오늘 우리도 숨을 곳이 없습니다.
본론
1. 악한 사람들, 비겁한 사람들
문밖에서 폭도들이 날뛸 때, 집주인 노인은 기가 막힌 제안을 던집니다. 24절입니다.
- 사사기 19:24, 보라 여기 내 처녀 딸과 이 사람의 첩이 있은즉 내가 그들을 끌어내리니 너희가 그들을 욕보이든지 너희 눈에 좋은 대로 행하되 오직 이 사람에게는 이런 망령된 일을 행하지 말라 하나
그 옆에 선 레위인은 더 기가 찹니다. 그 여자를 다시 데려오겠다고 장인 집에서 닷새 동안 온갖 공을 들이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죽음의 공포가 닥치자 망설임 없이 첩의 손목을 잡아 밖으로 밀쳐버렸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 방 안에 숨어서 여인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날이 밝자 짐을 챙겨 문을 엽니다. 문지방에 손을 얹고 쓰러진 여인을 보고 첫마디가 무엇입니까?
일어나라, 가자.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자 나귀에 싣고 집으로 가서 칼로 시신을 열두 토막 냅니다. 자신의 비겁함은 쏙 감춘 채 온 나라에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선동하려는 수작이었습니다.
2. 악하고 비겁한 우리들
이 모습이 삼천 년 전 비겁한 레위인 한 사람의 이야기로만 들리십니까? 머리 희끗희끗해지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평생 교회 다닌 우리 신앙의 밑바닥을 정직하게 들여다보십시오. 우리는 평소에 참 고상하고 점잖은 성도처럼 살아갑니다. 주일 성수하고, 헌금 드리고, 장로로 권사로 교회 안팎에서 봉사하고 인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내 알량한 자존심이 긁히고, 손해가 닥치고, 가정이 흔들릴 때 밑바닥에서 무엇이 튀어나옵니까? 영락없이 기브아의 노인이 되고 비겁한 레위인이 됩니다. 내 체면을 세우려고 평생 고생한 아내를 궁지로 몰아세웁니다. 내 상처를 감추려고 다 큰 자식 가슴에 대못을 박는 폭언을 퍼붓습니다. 직장과 사업터에서 내 몫을 챙기려 힘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덮어씌웁니다. 위기만 넘길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영혼쯤은 짓밟아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잔인한 본성이 우리 안에 그대로 살아 숨 쉽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알면서도 우리가 세상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시편 14편 1절을 통하여 어리석은 자에 대해 이렇게 노래합니다.
- 시편 14:1,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3. 겸손하게 자기를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은 왜 이 끔찍한 치부를 성경에 버젓이 남겨두셨을까요? 우리의 도덕인 교만함을 낮추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남들보다 선해서 택하지 않으셨습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소돔 사람보다 더 악하게 썩어 문드러질 자들이 바로 이스라엘이었습니다.
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착해서, 남보다 경건해서 구원받은 줄 아십니까? 착각입니다. 하나님이 은혜의 사슬로 우리를 붙들어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언제든 소돔의 폭도가 되고 식구를 팔아넘기는 레위인이 됩니다. 이 철저한 영적인 연약함을 고백하지 않는 사람에게 십자가는 한낱 장식품에 불과합니다.
기브아의 비겁한 남자들은 자기가 살겠다고 연약한 여인을 문밖으로 내몰았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약자의 피를 짜내 강자의 배를 채웁니다. 하지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성문 밖으로 끌려 나가 온갖 조롱 속에 찢겨 죽어야 마땅한 자는 더럽고 악한 우리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친히 온갖 조롱을 당하시며 성문 밖 골고다 언덕으로 걸어가셨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살리려고 당신의 살을 찢고 피를 쏟으셨습니다. 우리가 문 안에서 벌벌 떨며 숨어 있을 때, 주님은 기꺼이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의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내셨습니다. 십자가는 다른 사람을 희생양 삼던 우리 잔인한 연약함을 독생자의 생명으로 단번에 해결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증거입니다.
결론
성도 여러분! 이 십자가 사랑에 빚진 사람이라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여전히 내 몫을 챙기겠다고 곁에 있는 사람을 문밖으로 떠밀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내가 성문 밖으로 내던져져야 할 죄인이었는데, 주님이 나 대신 죽어 살려주셨음을 아는 사람은 삶의 태도를 바꿔야만 합니다.
오늘 새벽, 하나님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 정직한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가정에서 내 자존심을 세우려고 가족을 희생양 삼던 비겁함을 당장 우리 함께 멈춥시다. 평생 곁을 지킨 배우자 탓, 속 썩이는 자식 탓하며 내 허물을 가리려 하지 마십시오. "내가 미안하다, 내 부족함 때문이다" 말하며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주님의 제자입니다.
일터와 교회에서도 내 이익을 챙기려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마시고, 억울한 약자의 짐을 말없이 함께 져 주십시오.
오늘 삶의 자리에서 살아갈 때 또다시 비겁해지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겁니다. 그때 골고다 성문 밖에서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봅시다. 주님의 강한 손이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그 크신 사랑을 힘입어, 오늘 내 곁의 사람을 살려내는 참된 제자로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주님, 위기 앞에서 내 안위를 위해 타인을 희생양 삼던 비겁한 죄의 모습을 회개합니다. 기브아의 어둠이 곧 나의 모습임을 고백하오니,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소서. 성문 밖 골고다에서 자신을 버려 우리를 살리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힘입어, 오늘 내 곁의 사람을 살리고 품어내는 참된 제자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남을 희생양 삼던 비겁함을 버리고 온전히 회개하게 하소서.
- 가정과 일터에서 손해를 감수하며 화평을 심게 하소서.
- 나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주님의 사랑을 본받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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