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묵상] 시편 16편 1-11절, 비바람 속에서 왜 비닐우산을 고집하십니까 - 매일성경 큐티 새벽예배설교문
시편 16편 1-11절, 비바람 속에서 왜 비닐우산을 고집하십니까
함께 하는 기도
- 새 찬송가 70장, 피난처 있으니
- 새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
서론: 짙은 안개와 우리의 불안함
얼마 전 늦은 밤, 인적 드문 국도를 홀로 운전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갑자기 시야를 집어삼킨 짙은 안개 때문에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까지 줄여야 했습니다. 바로 앞 가드레일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 속에서 문득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 안개가 도대체 언제 걷힐까, 길의 끝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런 막막함이 온 마음을 휘감았습니다.
우리가 통과하는 삶의 자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 고비를 겨우 넘겼다 싶으면 또 다른 파도가 들이닥치고, 건강의 문제든 자녀의 아픔이든 생계의 위기든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흔들립니다.
하나님, 도대체 언제까지입니까? 언제까지 이 어두운 길을 더 헤매야 합니까?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고 자부하면서도, 삶의 고난이 찾아오면 우리는 한순간에 바닥을 드러내고 맙니다. 예배의 자리에 앉아 찬송을 부르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돈 생각과 병원 검사 결과,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에 얽매여 있을 때가 있습니다.
어려움이 하나도 없는 온실 같은 삶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성경이 약속한 신앙이 아닙니다. 살아 숨 쉬는 한 시련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성도의 능력은 시련이 없는 인생을 만드는 데 있지 않고, 닥쳐오는 시련 앞에서 허둥대지 않고 담담하게 나아가는 데 있습니다. 오늘 시편 16편을 기록한 다윗 역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절박한 위기 속에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고백은 뜻밖에도 깊은 평온과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본론
1. 허물어지는 인간의 열심과 헛된 피난처
다윗이 처한 상황은 목숨이 위태로운 낭떠러지와 같았습니다. 사울의 칼날을 피해 동굴로 숨어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해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극한의 고립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지혜를 짜내거나 힘있는 권력자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1절과 2절을 보십시오.
- 시편 16:1-2, 하나님이여 나를 지켜 주소서 내가 주께 피하나이다 내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는 나의 주님이시오니 주 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 하였나이다
다윗은 주저 없이 하나님 품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우리가 겪는 절망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난의 크기가 아닙니다. 기댈 피난처를 엉뚱한 곳에서 찾으려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위기가 닥치면 당장 눈에 보이는 돈과 권력, 인맥을 의지하려 합니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비닐 우산 하나 손에 쥐고 안심하는 꼴입니다. 아무리 비싼 고급 우산이라 한들 태풍 앞에서는 살이 꺾이고 찢겨나갈 뿐입니다.
내 손으로 모은 재물이나 세상의 조건은 생명의 호흡이 가빠오는 마지막 순간에 하루의 시간도 연장해주지 못합니다. 재물로 우리 생명의 1분을 살 수가 있겠습니까?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내 힘으로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아갑니다. 밤새 그물을 던지며 애를 쓰지만 건져 올린 것은 텅 빈 그물과 허무함 뿐입니다. 내 결단과 의지만으로는 결코 영혼의 평안을 지켜낼 수도 없습니다. 거친 인생의 파도 앞에서 우리의 연약한 능력은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져 내릴 뿐입니다.
2.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열심
내가 쌓아 올린 계획과 자아가 산산조각 나는 처참한 자리야말로 하나님의 은혜가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주님께 피했습니다. 그때 그를 붙들어 주신 분은 다윗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신실하신 손길이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위기와 고난 속에서 로마서 8:35와 같이 고백합니다.
- 로마서 8: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성도의 안전은 흔들리는 내 결심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직,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품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 뿌리박혀 있습니다. 하나님은 연약한 우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때로는 우리를 훈련시키기 위해 거친 광야로 몰아가시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결코 멸망시키려 하심이 아니라 하나님만을 온전히 신뢰하는 사람으로 세워 나가시기 위해서입니다.
자전거 페달을 처음 밟는 아이는 아버지가 뒤에서 안장을 꼭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조금만 기우뚱해도 울며 보챕니다. 아버지는 아이를 다치게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땀을 흘리며 끝까지 뒤를 쫓아가며 단단한 두 손으로 붙잡아 줍니다.
아버지처럼 우리 주님은 우리를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이 지금도 우리 삶의 안장을 붙들고 계십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가 낙망하지 않을 유일한 이유는, 시련보다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은혜에 빚진 자의 마땅한 반응
이 크고 놀라운 은혜를 힘입었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다윗은 시편 16편 8절에서 이렇게 결단합니다. 우리 함께 읽겠습니다.
- 시편 16:8,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주님이 나의 복이시며 힘이십니다"라는 이 고백이 오늘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주님을 내 앞에 모신다는 것은, 눈앞의 문제보다 주님의 얼굴을 먼저 바라보는 훈련임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조금만 살 만해지면 금세 주님의 손을 놓고 곁길로 달아납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눈물 콧물 흘리며 부르짖다가도, 숨통이 트이면 은혜를 새까맣게 잊어버리지 않습니까?
주님을 오른쪽에 모시는 사람은 현실과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조건이 채워져서 기쁜 것이 아니라,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시기에 참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십자가의 사랑에 빚진 성도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믿음의 자리를 지켜냅니다. 세상 사람이 손가락질해도, 주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며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묵묵히 짊어지고 걸어갑시다.
결론: 십자가를 향해 내딛는 담담한 걸음
성도 여러분, 시련을 담담하게 넘기는 비결은 우리 안의 강철 같은 배짱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영원한 반석이신 하나님 품에 안기는 데 있습니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고, 걷히지 않는 새벽안개는 없습니다. 먹구름 너머에도 언제나 찬란한 태양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구체적인 결단으로 오늘을 시작합시다.
첫째, 세상의 헛된 피난처를 의지하려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문제만 생기면 사람을 찾고 내가 가진 재물부터 확인하며 잠 못 이루던 불안을 멈추십시오. 오늘 하루, 사람의 전화번호를 누르기 전에 먼저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모든 염려를 정직하게 아뢰십시오.
둘째, 직장과 가정에서 내 힘으로 상황을 뒤바꾸려던 교만을 끊어내십시오.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가족이나 동료에게 쏟아붓던 짜증과 원망도 거두어들이십시오. 사랑으로 상대방의 허물을 덮어주고 손해를 감수하며 내 십자가를 온유하게 지고 걸어가십시오.
셋째,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주님을 내 삶의 우편에 모셔 들이십시오. 일터로 나가기 전, 차 시동을 켜기 전, 짧은 한숨 같은 기도라도 주님을 향해 올려드리십시오. “주님, 오늘 하루도 내 앞에 계셔 주옵소서.” 주님 손을 꼭 쥐고 세상 속으로 담대하게 걸어 나가십시오.
주께서 생명의 길을 우리에게 보이셨습니다. 우리 예수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그분의 오른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영원한 피난처 되신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담담하게 승리하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주님, 짙은 안개 속에서도 생명의 길을 내시는 신실하신 사랑을 신뢰합니다. 세상의 헛된 우산을 내려놓고 참된 피난처 되신 주님 품으로 온전히 숨어듭니다. 거센 비바람 앞에서도 주님을 내 앞에 모시오니, 두려움을 거두시고 영혼 깊은 곳에 흔들리지 않는 평안을 가득 채워 주옵소서. 십자가 사랑을 붙들고 담대하게 걷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세상의 헛된 우산을 버리고 주님 품으로 피하게 하소서.
- 조급함을 버리고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묵묵히 지게 하소서.
- 주님을 마음 중심에 모시며 날마다 흔들림 없이 동행하게 하소서.
-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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